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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진화하는 무인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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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한 마리가 소리도 없이 고층 건물의 유리창에 앉는다. 파리의 눈 속 비디오카메라는 사무실 안 사람들의 영상과 대화 내용을 녹화하여 인근에 주차하고 있는 밴 차량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첩보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런 일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이 산업적 또는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무인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 종래에는 무인기가 날개를 가지고 활주로에서만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 형상이나 로터를 회전시켜 비행하는 시끄러운 헬리콥터형에 국한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나비, 파리 등 각종 곤충이나 벌, 새의 날갯짓을 모방하는 비행 방식으로 어디서나 뜨고 내릴 수 있으며, 형상과 크기도 자연의 실제 생명체와 구별이 잘 안 되는 오니솝터(Ornithopterㆍ생체모방형 무인기) 개발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한 동력원으로 화석연료를 태우는 엔진 대신 공해 없는 무궁한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이용하는 태양전지판을 날개에 부착함으로써 수개월간 비행이 가능한 초장기체공형 무인기 개발도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야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군용으로는 기존 방식인 군인들의 통제 아래 정찰감시와 지상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작전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 목표물을 탐지하고 피아를 식별해 공격 여부를 판단하는 똘똘한 무인기가 개발되고 있다. 향후 전장에서 군인들의 역할을 점차 무인장비가 대체할 것이다.

무인항공기가 인간의 실생활에서 활용되고 있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의 밀입국 감시 및 해안지역 밀수 감시, 러시아에서 각국으로 보내지는 송유관 감시, 깊은 산악지형에서의 화재 감시 및 조난자 수색 등 지표면 관찰과 감시 업무로서의 역할은 사례를 모두 열거하기 힘들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을 측정하기 위해 미국의 글로벌 호크가 투입됐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논밭에 농약 살포를 위해 무인 헬기가 많이 쓰이고 있다. 무인 헬기는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되어 일부 군의 농협에서 여름 혹서기에 국산 무인 헬기가 농약 살포를 위해 운용되고 있다.

서해 바다의 골칫거리인 중국 어선을 모선에서 이륙한 수직이착륙형 무인기를 활용해 감시하고, 불법 어로로 판단되면 무인기가 제공하는 영상을 실시간 받아보며 상황에 따라 실제 음성이나 녹음된 음성을 무인기로 전송해 확성기로 엄중한 경고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수직이착륙형 무인기는 해적 소탕을 위해 아프리카로 파병된 청해부대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무인기 활용은 고령화돼 가고 있는 사회에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할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무인기는 처음에는 장시간 지루하고(Dull), 비위생적이며(Dirty), 위험한(Dangerous) 3D 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돼 국방과 생명 보호에 일익을 담당하였으나 이제는 고고도에서 장기 체공하며 위성을 대체하는 통신중계용으로 활용되어 정보화사회 구현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방사능 피폭, 쓰나미, 홍수 등 재난과 재해에 대비하는 수단으로써 태양광의 동력원 사용을 현실화하는 첫 항공기로서 녹색환경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무인기 개발 및 활용도 상당히 활발하다. 정찰 감시, 농약 살포, 지도 제작 및 항공 촬영, 기상 관측, 산악지역에서의 전선 감시 등에 국내에서 개발된 무인항공기가 사용되고 있다. 오니솝터, 틸트로터(Tilt Rotor) 등 새로운 형상의 무인기 개발에서도 세계적으로 선두 그룹에 자리잡고 있다. 태양광을 이용한 장기체공형 무인기 개발도 곧 착수할 예정에 있는 등 무인항공기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자리잡기 위해 산ㆍ학ㆍ연ㆍ군이 협력을 다하고 있다.

김승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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