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유전 개발 사업은 2008년 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쿠르드 자치정부와 합의해 그해 6월 본계약을 체결한 뒤 진행해왔다. 추정 매장량이 우리나라 2년치 소비량에 해당하는 19억배럴로 발표되면서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대표적 성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시추 결과 원유가 없거나 물 또는 소량의 천연가스만 발견되는 실정이다.
빈 광구로 확인된 미얀마 유전에 대해서도 현지 대사관이 문제점을 제기한 보고서를 총리실과 외교부가 묵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광물자원 투자사업 270건 가운데 성공한 경우는 17건에 불과하며 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 100건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실정에서 해외자원 개발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사업성과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마구 뛰어들면 파는 쪽에서 값을 올리며 한국을 봉 취급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승수 총리를 '자원총리'로 부를 만큼 자원외교에 역점을 두면서 측근들을 활용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윗사람의 눈에 들려고 무리하게 뛰어들면 자원 사기꾼에 놀아나거나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쿠르드 유전에 투자한 석유공사를 포함한 6개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 비율은 2007년 68%에서 지난해 120.7%로 높아졌다. 해외자원 개발은 치적 홍보를 의식한 정치논리가 아닌 철저한 경제논리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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