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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가는길]태상준 기자가 추천하는 추석 '必見作' - 영화·연극·뮤지컬·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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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북촌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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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추석입니다. 가을 한가운데 위치했다고 해서 중추절(仲秋節)이라 불리기도 하는 추석은 '결실(結實)'의 계절 가을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최대 명절입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다채로운 명절 음식으로 몸은 충분히 즐겁습니다. 이제 '고 품격'의 문화 생활과 함께 마음을 살찌우고 정서에 온기를 불어넣을 때입니다. 영화, 연극, 뮤지컬, 클래식 등 네 가지 영역에서 아시아경제 문화 담당 태상준 기자가 그 많고 많은 작품들 중에서 보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수작들을 엄선했습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Movie
북촌방향 The Day He Arrives
감독_홍상수 | 출연_유준상, 송선미, 김의성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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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이 사랑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아트하우스 감독 홍상수의 통산 열두 번째 영화이자, 두 번째 흑백 영화. 감독의 최근작들인 '하하하'와 '옥희의 영화'보다 한층 실험성이 강해진 작품으로, 알쏭달쏭함과 유쾌함 그리고 넘치는 생명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지방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전(前) 영화감독 성준(유준상 분)이 서울 계동 북촌에 사는 선배 영호(김상중 분)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북촌방향'은 북촌에 실제 존재하는 술집 '소설'을 중심으로 주된 이야기를 펼친다.
그러나 '북촌방향'의 내러티브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의외의 인물들이 끼어들어 이야기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향하기도 하고, 이들이 날리는 기상천외한 행동들과 대사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큰 웃음과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안긴다. 홍상수 영화답게 난해함과 모호함의 기운은 여전하지만, '북촌방향'은 그의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유준상ㆍ송선미ㆍ김상중ㆍ고현정 등 홍상수 '사단'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전혀 '연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최고의 앙상블 연기를 선보인다.

그밖에는……
개봉 한 달도 안돼 전국 500만 명의 관객을 넘긴 '최종병기 활'의 인기도 여전하다. '극락도 살인사건'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 때의 조선을 배경으로 최고의 신궁 '남이'(박해일 분)가 청나라 정예부대에 잡혀간 여동생 자인(문채원 분)을 구출하는 이야기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현란한 액션 시퀀스가 압권이다. 신세경과 송강호 등 신ㆍ구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스릴러 '푸른 소금'과 2011년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도 널찍한 대형 화면에서 만나볼 것을 권한다.

Theatre
검색괴담 됴화만발
9월 25일까지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02-758-2150) | 출연_박해수, 홍원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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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내 마음의 풍금' 등 주로 창작 뮤지컬에 집중했던 조광화 연출이 10년 만에 내놓은 창작 연극. 일본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사카구치 안고가 1947년에 쓴 단편 '활짝 핀 벚꽃 나무 아래에서'를 모티프로 삼았다. 내러티브 중심의 여느 연극과는 달리 '됴화만발'은 조광화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이 맘껏 발휘된다. 영생불사의 존재로 영겁의 세월을 홀로 살아가야 하는 저주를 타고난 검객 케이(K)의 이야기를 통해 2011년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허무와 고독ㆍ공허를 이야기한다.
원작의 '존재의 외로움'이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소재는 연극의 부제인 '검색괴담'에서 떠올릴 수 있듯, 무협ㆍ만화ㆍ괴담ㆍ설화ㆍ공상과학 등 흥미로운 여러 대중 문화의 코드들로 연성화됐다.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미술, 검객들의 우아한 움직임, 거기에 해금의 매력을 잘 살린 원미솔 음악감독의 스코어가 인상적이며, 무릉도원에서 펼쳐지는 검객들의 결투 장면은 '합 合'의 진수가 무엇인지를 눈으로 확인시킨다.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무섭게 성장 중인 '케이' 역 박해수의 놀라운 연기력은 압권이다.

그밖에는……
고(故) 장진영, 박해일 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진 김하인 작가의 동명 소설의 연극 버전인 '국화꽃 향기'(KT&G 상상아트홀_02-3404-4311)는 부쩍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최루성 멜로 드라마다. '맘마미아'와 '아이다'에서 호흡을 맞춘 중견 배우 이건명과 배해선의 연기 파트너십이 볼만하다. 스테디셀러 '늘근도둑이야기'(대학로아트원씨어터_02-762-0010)는 웃음과 메시지를 고루 안기는 웰 메이드 연극. 이대연ㆍ김뢰하ㆍ최덕문 등 한국 대표 연극 배우들의 해학과 풍자가 놀랍다.

Musical
왕세자실종사건
9월 21일까지 | 경희궁 숭정전(1577-3363) | 출연_서재형, 한아름, 강하늘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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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극장이 아닌,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사방이 탁 트인 궁궐 한가운데서 감상하는 뮤지컬의 맛은 특별하다. 극단 '죽도록 달린다'의 콤비 서재형 연출가와 한아름 극작가가 한번 더 의기투합한 '왕세자실종사건'은 조선의 4대 궁궐 중 하나인 경희궁 승정전을 무대로 이야기를 펼친다. 어느 날 밤 왕세자가 행방불명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나인 자숙과 내시 구동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이내 구동과 자숙의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이 밝혀진다.

'왕세자실종사건'은 여느 뮤지컬 작품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음악과 안무, 극적인 내러티브 전개를 보여주며,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타악기가 강조된 음악은 극 전개에 긴장감을 더한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추리를 시작하면 배우들이 역모션으로 시간을 되돌려 사건의 재구성 현장으로 들어가는 형식은 기발하고 독창적이다. '구동' 역의 김대현은 뮤지컬 계의 블루 칩으로 단번에 올라섰으며,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영화 '평양성'의 강하늘, 이지숙('돈 주앙' '김종욱 찾기') 등의 연기와 노래도 좋다.

그밖에는……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현재까지 1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맘마미아!'(디큐브아트센터_02-2211-3000)가 다시 온다.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최정원ㆍ전수경ㆍ이경미ㆍ성기윤 등 원년 멤버들의 안정된 연기력이 돋보인다. 연극과 영화에서 뮤지컬로 장르를 확장한 '친정엄마'(유니버설아트센터_070-7124-1740)는 가족 단위 관객에게 적합하다. 나문희ㆍ김수미 등 두 '국민엄마'의 가슴 절절한 자식 사랑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확실히 자극할 태세다.

Classic
7인의 음악인들
9월 9일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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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시작된 이래 세계 최정상 음악가들의 참여로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실내악 콘서트로 발돋움한 '7인의 음악인들'이 2009년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원년 멤버인 정명훈과 양성원 외에 젊은 4명의 솔로이스트 손열음(피아니스트), 이유라(바이올리니스트&비올리스트), 신아라(바이올리니스트), 송영훈(첼리스트)이 합류했으며, 영화음악가 겸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갑작스러운 손 부상으로 클래식 기타리스트 서정실이 합류, 고전음악의 폭을 한층 넓힌다.

'7인의 음악인들'이 선사할 레퍼토리는 데 포사의 기타 3중주 1번과 TV드라마 '모래시계'에 사용되어 잘 알려진 파가니니의 소나타 3번 기타 메들리,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 1번과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3번 등 실내악의 정점에 자리하고 있는 마스터피스들이다. 최근 지휘자로만 활약했던 정명훈은 신아라, 양성원, 이유라와 함께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를 연주, 전혀 녹슬지 않은 그의 신들린 피아노 실력을 과시한다. 올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고인 2등상을 수상한 신예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감미롭지만 연주하기는 어려운 슈베트르의 피아노 3중주를 선사한다.

그밖에는……
추석을 맞아 한 자리에 모인 전 연령대 관객들에게 적합한 '춤추는 슈퍼기린'(꿈꾸는공작소 성균소극장_02-747-5035)이 있다. 기린과 토끼ㆍ너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춤을 추는 무용극 형식으로, 연극과 영상이 함께 어우러지며 왕따, 다문화 가정, 장애우 등의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다. 또한 대금명인 이생강의 '대금산조'와 국악앙상블 '청아랑'의 팔도아리랑 연주곡은 물론 떡메치기, 널뛰기, 투호 등 다양한 한국 전통 놀이와 전통 한정식을 즐길 수 있는 추석자미(秋夕滋味/삼청각일화당_02-736-3700)는 100% 추석용 맞춤 공연이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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