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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한류 시위, 도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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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일본 도쿄 시내에서 또 다시 수천 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한류'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다. 21일 오후 1시께부터 도쿄 미나토구 오다이바에 위치한 일본 민방 후지TV 본사 앞에 약 6000 여명이 참석해 이 방송사의 '한류편중'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것. 이번 시위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열린 반 원전 시위를 방불케 할 정도로 대규모의 인원이 참가했다. 지난 7일 시위에는 약 2500 여명이 모였었다. 후지TV 앞을 점령한 시위대들은 주변을 행진하면서 "우리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싶지 않다" "후지TV는 한류를 강요하지 말라" 등의 격한 반한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속에는 우익 성향의 사람들도 끼어들어 험한 감정도 다소 표출됐다. 일장기를 앞세우고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고, 간혹 '천황 만세'를 외치는 등 마치 우익 단체의 집회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들고 나온 일장기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글씨를 새기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들도 다수 목격됐다. 민영 방송사의 한국 드라마 편향 편성에 대한 단순한 항의 차원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후지TV는 한국 드라마를 주당 40시간 정도 낮 시간 대에 집중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각각 4시간과 20시간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NHK와 TBS에 비해 후지TV의 한국 드라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시위대들의 주장이다. 또한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후지TV가 뉴스와 버라이어티 등 각종 프로그램들에서 K-POP(한국가요)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한류의 인기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 반 한류 분위기를 조장하는 데는 일본의 인기 배우 타카오카 소스케(高岡蒼甫, 30)의 입김도 크게 작용했다. 영화 '박치기'에서 재일교포 '리안성'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타카오카 소스케는 자신의 트위터에 "후지TV는 한국TV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상 이번 시위를 부추긴 직격탄 역할을 한 것. 또한 타카오카 소스케가 후지TV를 '한류편중'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인해 소속사에서 해고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트위터 상에서 반 한류 정서가 확산됐다. 이달 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울릉도를 방문하려다 좌절된 자민당 의원들의 해프닝도 한류에 대한 거부감 표출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사실상 효과가 제로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저히 상업주의에 기반한 일본 민방TV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편성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를 낮 시간에 방영해도 광고를 유치할 정도로 유의미한 시청률이 나오기 때문에 편성하고 있는 것. 7일 시위대들은 후지TV 시청 거부와 이 방송사에 광고하는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펼치겠다고 압박했지만, 후지TV 시청률은 오히려 이전에 비해 1% 정도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장근석]

[사진=장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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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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