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속에는 우익 성향의 사람들도 끼어들어 험한 감정도 다소 표출됐다. 일장기를 앞세우고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고, 간혹 '천황 만세'를 외치는 등 마치 우익 단체의 집회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들고 나온 일장기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글씨를 새기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들도 다수 목격됐다. 민영 방송사의 한국 드라마 편향 편성에 대한 단순한 항의 차원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내 반 한류 분위기를 조장하는 데는 일본의 인기 배우 타카오카 소스케(高岡蒼甫, 30)의 입김도 크게 작용했다. 영화 '박치기'에서 재일교포 '리안성'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타카오카 소스케는 자신의 트위터에 "후지TV는 한국TV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상 이번 시위를 부추긴 직격탄 역할을 한 것. 또한 타카오카 소스케가 후지TV를 '한류편중'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인해 소속사에서 해고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트위터 상에서 반 한류 정서가 확산됐다. 이달 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울릉도를 방문하려다 좌절된 자민당 의원들의 해프닝도 한류에 대한 거부감 표출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사실상 효과가 제로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저히 상업주의에 기반한 일본 민방TV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편성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를 낮 시간에 방영해도 광고를 유치할 정도로 유의미한 시청률이 나오기 때문에 편성하고 있는 것. 7일 시위대들은 후지TV 시청 거부와 이 방송사에 광고하는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펼치겠다고 압박했지만, 후지TV 시청률은 오히려 이전에 비해 1% 정도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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