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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 시선]넥센 먹여 살리는 김시진의 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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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 시선]넥센 먹여 살리는 김시진의 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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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8월이면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다. 각 구단들은 지명을 통해 약 10명의 선수와 입단 계약을 맺는다. 영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추천을 받거나 테스트를 통해 연습생을 받아들인다. 신고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계약금은 없다. 현실은 가혹하다. 1, 2년 내 가능성을 뽐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구단을 조용히 떠나야 한다. 선수에게 크게 불리한 여건. 하지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연습생 출신 스타는 생각보다 쉽게 발견된다. 장종훈(전 한화)과 김현수(두산)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 하고 싶은 부분은 전체 드래프트 1번 지명을 받은 선수와 신고 선수 사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모두 좋은 체격과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선별하는 스카우트의 눈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어린 선수들의 능력치가 어디까지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10승 투수 감으로 예상하고 데려온 유망주들은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4번 타자 감으로 기대했지만 10홈런 이상을 때리는 선수 역시 찾아보기 드물다. 선수를 정확하게 내다보는 눈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 능력을 제대로 판단하고 키워낼 줄 알아야만 비로소 실력이 있는 지도자라 할 수 있겠다.
이 점에서 김시진 넥센 감독의 능력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현대 시절부터 임선동, 김수경, 조용준, 박준수, 오재영, 이현승, 장원삼, 마일영, 고원준, 문성현 등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다. 현대를 한국시리즈 4회 우승으로 이끈 실질적인 일등공신이었다. 만약 그가 감독은 물론 투수코치로서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 현대의 우승은 신기루에 머물렀을 것이다. 김 감독의 선수 양성은 야수 쪽에서도 돋보인다. 감독 부임 뒤 길러낸 황재균, 강정호, 장기영, 김민성, 김민우, 허도환 등은 모두 그라운드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 최근에는 LG와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박병호마저 불방망이를 뽐낸다. 남들이 버린 카드를 스타로 만드는 건 재주다. 하지만 구단은 그 선수를 다시 현금 트레이드로 내보낸다. 김 감독이 구단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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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타고난 안목은 다시 팀명이 바뀔 수 있는 구단의 운영을 돕는데 그치지 않는다. 나머지 7개 구단의 화수분 역할을 한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의 승을 지켜주기 위해 아량을 베풀다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점을 제외하면 그에게서 특별한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필자에게 비춰지는 김 감독은 지극히 인간적인 어른이다. 그런 마인드가 바로 한국야구를 발전시키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한국프로야구는 번번이 구설수에 시달렸다. 우승을 위한 무리한 선수운영과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매너 없는 야구가 주된 이유였다. 좋은 성적을 남기는 감독, 우승을 많이 이뤄낸 감독만이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을 끌어 올렸을까.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경쟁이 치열한 지금, 한국야구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는 숨은 일꾼들에게 한번쯤 눈길을 돌려보길 권유한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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