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모(30)씨는 최근 만나던 남자에게 말없이 연락을 끊었다. 낯선 여자와 자주 통화를 하는 게 수상하던 중 그의 문자를 우연히 보고 마음이 돌아섰다. '모발이식센터' '전문 가발업체' '흑채 소개' 등의 문자가 수두룩했던 것. 낯선 여자의 정체는 모발 이식 상담센터 직원이었다. 김씨는 “차라리 바람난 게 낫지, 가발을 쓰고 다닌다는 걸 감쪽같이 속였다”고 말했다.
남성 탈모 방지용품에 속한 대표 제품으로는 두피관리기, 탈모방지샴푸, 두피관리제, 흑채 등이 있다.
옥션은 올 상반기 탈모 제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5%가량 늘었다. 옥션 관계자는 “탈모제품 구매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2%에 달했으며 특히 흑채의 경우 방송에서 주목을 끌면서 전년 대비 30%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11번가 역시 올 1~8월까지 관련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2009년 대비 40%까지 성장하는 등 연평균 38%씩 매출이 늘고 있다”며 “이에 관련 상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해 옥션 뷰티 담당자는 “최근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남성들의 탈모현상이 늘어나면서 탈모예방 제품을 찾는 20~30대 남성이 늘고 있다”며 “특히 샴푸바, 스프레이 타입 등 사용법이 간편하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탈모제품들이 높은 인기”라고 말했다.
이에 탈모방지 기능성 샴푸들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 4월 고기능성 탈모 방지 샴푸인 '리엔 모강비책'을, 아모레퍼시픽의 '려(呂)'는 지난해 7월 탈모방지 의약외품 '자양윤모'를 선보였다. 특히 식약청에서 탈모방지 및 양모효능을 공식 인증받은 자양윤모는 출시 6개월 만에 100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편 이미 예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중증 탈모에 이른 남성들은 헤어클리닉이나 전문병원 등을 찾고 있다.
B 탈모치료전문 한의원은 내방 1~2주일 전부터 미리 전화 예약을 해야 진료받을 수 있을 정도로 예약이 꽉 찼다. 1시간 30분가량 두피를 진단한 뒤 샴푸 등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한약 처방이 있을 경우 비용은 70만~80만원을 호가한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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