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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비밀스런 ‘SALE’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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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세일 입장 위한 초청장이 거래되기도

[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브랜드는 이미지 관리 위해
재고 남아도 세일 대신 폐기처분…


최근 각 백화점마다 여름 정기 세일이 끝나고 세일 기간 중 명품 브랜드 매출이 상승했다는 통계가 있었다. 세일 시작과 동시에 품절된 제품이 많았을 정도로 명품 브랜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특별 세일 외에 ‘프레스 세일 press sale’, ‘샘플 세일 sample sale’이라 부르는 방식으로 특별 판매를 진행한다. 이 세일에는 주로 연예인과 스타일리스트, 패션 관련 잡지 기자 등 소위 패션 피플이라 일컫는 동종 업계 관계자(타 브랜드홍보 담당자가 주를 이룬다)를 초청된다. 이 때는 연예인이나 모델 촬영 협찬 등에 활용되었던 제품이 다수 포함되어 ‘신상‘이 아닌 제품도 다수 포함된다.

이런 명품 브랜드의 특별 세일에 다녀온 스타일리스트는 K씨는 “평소 백화점처럼 다양한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고르면 쓸 만한 것을 싸게 구입하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몇 군데 다니면 허리가 휘청합니다. 명품은 세일 해도 비싸니까요.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어요. 세일할 때라도 물건을 사고 그래야 브랜드 담당자들과 관계가 좋아지는 느낌이거든요” 라고 전했다.

이런 쇼핑에 자주 다니는 패션 잡지사 기자 L씨는 “촬영이나 공식적인 행사 자리에는 한 시간씩 늦게 나오던 배우 K씨가 명품 세일에는 제일 먼저 도착해 매니저랑 한 시간씩 줄을 서더라구요. H씨도 본 적이 있는데 쇼핑 중독처럼 닥치는대로 쓸어 담아가더라구요”라는 얘기를 전했다.
명품 브랜드만의 특별한 세일 공식

VIP 우선 주의
브랜드의 판매 사원들은 백화점 정기 세일이 시작되기 전 VIP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다. 세일 이라는 고급 정보를 미리 알려주면서 VIP와의 관계를 돈독히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일과 동시에 다음 시즌 신상품을 미리 설명할 수 있기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세일 기간에도 VIP 모시기에 더욱 정성을 다한다.

연예인에게 특히 인기 있는 ‘샘플 세일’
명품 브랜드는 촬영이나 협찬을 위한 제품을 특별한 가격으로 본사에서 공급받거나 구입한다. 이를 샘플이라 하는데 잡지 촬영이나 연예인 협찬 등에 이 샘플을 활용한다. 만일 판매되는 제품을 촬영용으로 대여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고가의 옷을 매번 구입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대표적인 라인을 준비해놓는다. 이렇게 활용된 옷이 샘플 세일 대상이 된다. 샘플 세일은 못 가도 별 아쉬움이 없다. 대부분이 깡마른 모델 사이즈의 옷이니 일반인이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 그래서 샘플 세일은 주로 연예인과 모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재고를 외부에 알리지 마라!
브랜드는 재고 처리보다 이미지 관리에 더 신경 쓴다. “우리 제품을 구입하는 분들을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죠. 간혹 세일 때 싸게 구입한 것을 너무 엉망진창으로 입는 것을 사장님이 보고는 재고가 남아도 별도 세일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어요. 직원에게 대폭 할인의 구입 기회가 주어지는 정도로 처리하곤 합니다. 간혹 지인들이 재고 남는 거 싸게 달라고 하지만 금지된 일입니다” 명품 브랜드 홍보 담당자의 설명이다.

2년 전, 호텔 연회장을 빌려 재고품 대폭 세일을 진행했던 브랜드 담당자도 비슷한 얘기를 전했다. “지방 도·소매하는 분들이 싹쓸이를 하더라고요. 그걸 되파는 거죠. 그 후 여기저기 브랜드 옷이 나돌아서 정상 제품 판매하기가 힘들었을 정도랍니다.” 그래서 명품 브랜드가 진행하는 특별한 세일 현장에 가보면 1인당 판매 품목 개수를 제한하거나 금액을 제한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세일은 없다?
루이뷔통, 에르메스, 구찌는 세일이 없는 대표적 패션 브랜드. 그러나 이들도 세일을 진행한다. 에르메스의 관계자는 “계절의 영향을 받는 옷의 경우는 세일을 합니다. 그러나 가방처럼 시즌과 무관한 제품은 세일을 하지 않지요. 간혹 생산이 중단되는 모델이 있을 때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파기합니다” 라고 전했다. 에르메스를 비롯 몇몇 명품 브랜드의 경우 당장 돈을 주고도 구입 못한다.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두고 한참 기다려 물건을 소유할 수 있는 지경이니 재고 처리를 위한 세일은 크게 의미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달라도 뭔가 다른 명품 브랜드의 세일 방식. 그 속에서 찾아낸 것은 비록 가격은 할인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만큼은 마지막까지 지키겠노라는 자존심이다. 명품의 생존 방식은 세일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박지선 기자 sun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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