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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 한의학은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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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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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한의학과 같은 동양의학은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서양의학의 보완의학 혹은 대체의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서양의학은 데카르트에서 시작되어 유럽에서 발달한 기계론적 사고에 기반해 발전한 대부분의 다른 과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관찰, 실험 및 이론의 검증을 통해 발전되어 왔다. 반면 한의학은 역사적 경험과 한의사들의 직관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서양의 과학적 사고의 틀로 구축된 현재의 교육시스템하에서는 사람들이 한의학을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근래 들어 주목 받고 있는 복잡계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복잡계 과학은 사람, 뇌, 경제, 생태계, 자연 등 수많은 구성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상호작용하는 복잡계를 연구하는 분야다.
복잡계 과학에서는 사람, 자연, 사회 등의 복잡계는 개별 요소들 간에 유기적인 관계가 있으며, 모두가 내면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전일주의(holism)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환원론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에 의존해온 서양과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선형적으로 복잡하고 동태적인 유기체적 성격을 가지는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다. 인간은 대표적인 복잡계이며, 인간을 이루는 구성요소들의 복잡한 비선형적 상호작용에 의해 몸에 부조화가 발생하면 병이 나타난다. 따라서 복잡계 관점에서 볼 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병의 발생을 선형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복잡계로 보고 그 근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잡계 과학과 마찬가지로 한의학도 전일주의적 관점에서 진단과 치료를 한다. 한의학은 아픈 부위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찾고 이에 맞추어 치료를 한다. 병은 사람의 몸에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계 과학에서는 이런 새로운 현상을 창발현상이라고 하는데, 창발현상은 여러 가지 요소가 상호작용해 무질서한 상태가 되고 복잡도가 증가해 임계치를 넘게 되면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의 출현을 말한다. 병의 발생도 자연현상의 일부이며 복잡계로 볼 수 있다. 병이 나타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들이 상호작용하다가 그 정도가 심해져 몸에 이상이 나타날 정도의 수준이 되면 표면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창발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여러 가지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

한의학은 병의 원인을 증상이 발생하는 부분에서 찾지 않고 전일주의적 관점에서 병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자 한다. 한의학에서는 보고, 듣고, 묻고, 만져보는 망문문절(望聞問切)의 4가지 진단기법을 활용해 병의 원인을 비선형적 방법으로 진단한다. 각 방법에서 얻어진 정보 분석은 현대과학으로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각 방법에서 얻어진 수많은 정보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병을 진단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은 현대 과학기술로도 어려운 일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의학에서는 수천년 동안 축적되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4진을 통해 얻은 정보를 해석하고 병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하고 있다.
이렇게 경험을 기반으로 전일주의적 관점에서 병을 다루는 한의학은 현대 과학기술 수준에서 그 타당성과 신뢰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이런 한계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 충분히 해결될 것이다. 또한 많은 한의학적 이론과 방법론이 현재의 과학기술로 증명되지 못하고 있지만 수천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그 오랜 시간이 한의학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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