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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김원중, 성숙으로 이겨낸 공백(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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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김원중, 성숙으로 이겨낸 공백(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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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2012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는 특별하다. 신생구단 엔씨소프트의 합류로 9개 구단이 지명에 나선다. 지난해 78명보다 더 많은 호명이 예상된다. 8월 25일 신세계행 티켓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스카우트들이 주시하는 그들을 미리 만나본다.

① 노성호, 아마추어 최고 구속을 자랑하는 왼손투수
② 나성범, 메이저리그를 홀린 특급 왼손투수
③ 김원중, 미래가 더 기대되는 오른손 투수
생년월일 : 1993년 6월 14일
체격조건 : 191cm 90kg / 우투좌타
학력 : 광주 학강초교, 동성중, 동성고

큰 난관을 두 차례 극복했다. 첫 고비가 찾아온 건 14살 때. 타격코치의 펑고를 받다 골반 부상을 입었다. 캐치를 위해 슬라이딩하다 탈골을 당했다. 통증이 느껴졌지만 김원중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단순 타박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날 찾은 병원에서 몸은 이내 수술대에 올랐다.

“청천벽력이었다.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야구인생이 끝난 듯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병실생활을 함께한 어머니의 고생 때문이다. 김원중은 수술 뒤 한동안 거동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그런 그의 숨겨진 손이었다. 아침이면 자신보다 아들을 먼저 씻겼다. 음식을 하나하나 입에 넣어줬고 대소변도 척척 받아줬다. 해가 져도 고생은 그치지 않았다. 좁디좁은 보호자 침대에 겨우 몸을 뉘였다. 새우잠에 빠진 어머니를 보며 김원중은 몰래 눈물을 삼켰다. 그리고 다짐했다. 반드시 프로구단에 당당히 지명받겠다고. 평생 효도로 은혜를 갚겠다고.

그는 퇴원 뒤 재활에 전념, 다시 마운드에 섰다. 하지만 2년 뒤 한 차례 더 수술대에 올랐다. 첫 수술 때 박은 철심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또 한 번 부딪힌 병실생활과 재활훈련. 김원중은 가슴이 턱 막혔다. 동료들의 훈련이 눈에 들어오면 피까지 끊었다. 그는 “낙오자가 된 듯 했다. 나 혼자 1년을 낭비하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고난을 겪으며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성숙할 수 있었다. 김원중은 한 번도 포기를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을 손에 쥔 시간을 소중하게 여겼다. 이는 프로 데뷔를 앞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전화위복의 본보기가 되겠다”고.

이하 김원중과 인터뷰

스포츠투데이(이하 스투) 매우 힘든 사춘기를 보냈다.

김원중(이하 김) 어머니의 고생이 더 많았다. 아들의 골반 회복에 모든 시간을 쏟았다. 어려움을 지켜보며 자란 덕에 또래친구들보다 일찍 철이 들 수 있었다. 이제는 야구로 갚아야 할 때다.

스투 올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뒀다. 부담이 클 것 같은데.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큰일이다. 부담을 이겨내고 제 기량을 펼치려고 노력 중이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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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구속 증강 등에 대한 욕심도 있을 법한데.

스피드보다 제구에 더 신경을 기울인다. 그래야 타자를 요리하기 쉬우니까. 지난해 최고 구속이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공주고전에서 세 차례 찍은 147km였다. 스피드는 그 정도만 끌어올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스투 구속 유지를 위해 따로 노력하는 방법이 있나.

러닝을 많이 한다. 하체 근력 운동에도 신경을 쓰고. 사실 웨이트 트레이닝은 지난 동계훈련 때 처음 접했다. 운동을 하며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마운드에서 힘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투 따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박강우 투수 코치다. 슬럼프가 올 때마다 조언과 격려로 다잡아준다. 개인연습 때도 늘 옆에 있어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잠시 생각하다)최근 양현종(KIA) 선배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똑바로 하라’고 지적할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든다.

스투 박강우 코치와의 개인연습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나.

주로 시뮬레이션 피칭이다. 수건을 들고 연거푸 투구동작을 연습한다. 투구 폼 교정 및 타점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투구 수를 늘리는데도 신경을 기울인다.

스투 프로에서 맡고 싶은 보직이 선발인가 보다.

아니다. 마무리다. 그간 경기를 돌아보면 뒤에서 던질 때 더 잘 던졌다. 원래 승부를 즐기는 편이다. 경기를 끝낸다는 점도 매력적이고. 아직 부족한 게 많다. 특히 공 끝과 제구를 더 다듬어야 한다.

스투 가장 자신 있는 변화구가 있다면.

서클체인지업이다. 지난해 공을 갖고 놀다 스스로 방법을 터득했다. 실전에서 신동수 감독 몰래 던졌는데 경기 뒤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넌지시 ‘하나 정도는 아껴두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올해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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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공을 어떻게 쥐는지 알려줄 수 있나.

그건 비밀이다(웃음). 손가락과 실밥의 위치를 수차례 바꿔 겨우 완성했다. 움직임이 싱커와 흡사하다. 오른손 타자와의 승부에서 몸 쪽을 겨냥하는데 주효할 것 같다.

스투 지난해까지 많이 던진 변화구는 무엇이었나.

슬라이더다. 직구, 커브와 함께 섞어 던졌다. 다르빗슈 유(니혼햄)와 같은 슬라이더를 던지고 싶다. 아니 그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

스투 자신의 롤 모델인가.

그렇다. 체형이 꽤 비슷하다. 경기 운영 능력, 타점. 변화구 제구 등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 가끔 동영상을 통해 투구 폼을 보고 흉해내보곤 한다. 하지만 분석 수준은 아니다.

스투 큰 키 덕에 타 투수들보다 타점이 높은데.

주위에서 팔까지 길어 조금만 앞에서 던져도 효과를 볼 것 같다고 하더라. 구속을 조금 더 늘린 뒤 변화를 갖겠다. 유연성만큼은 타고나 자신 있다.

스투 키는 언제부터 커졌나.

꾸준히 자란 것 같다. 고 1때 180cm를 넘겼다. 고 2때 188cm가 됐고.

스투 투수에 전념한 건 언제부터인가.

동성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골반 부상 뒤 강대성 감독이 투수만 맡게 했다. 더 자질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유격수와 포수를 함께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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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경남고와의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전이다. 9회 1사까지 상대를 1실점으로 막았다. 경남고의 한현희와 심창민(삼성)도 만만치 않았다. 9회까지 1점만을 허용해 연장에 돌입했다. 승리는 경남고에게 돌아갔다. 다소 불운했다. 승부치기에서 텍사스안타를 얻어맞았다. 그날 컨디션이 좋아 무조건 이길 줄 알았는데. 당시만 떠올리면 너무 아프다.

스투 한현희를 라이벌로 생각하나.

그렇다. 하지만 그 친구는 사이드암이다. 비슷한 투구 폼을 가진 라이벌로 최근 이민호(부산고)를 주시한다. 한 번쯤 대결해 이겨보고 싶다.

스투 마운드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타자와 승부하나

반드시 잡겠다는 생각만 한다. 잡생각이 없는 편이다. 그저 포수가 요구하는 대로 믿고 던질 뿐이다.

스투 원래 왼손잡이라고 들었는데.

아니다. 양손잡이다(웃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피칭을 오른손으로 했다. 타격은 아직도 왼손으로 한다. 밥은 오른손으로 먹고. 가끔 장난으로 왼손 투구를 시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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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큰 키, 긴 팔, 유연성. 여기에 양손 활용까지. 야구선수로서 재능이 무궁무진하다. 야구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종범(KIA)의 팬이었다. 방과 뒤 친구와 함께 무등야구장을 찾아 신나게 응원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게 있다.

스투 그것이 무엇인가.

아무 말도 없이 야구장을 찾았는데 어머니가 손쉽게 나를 발견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든 나를 찾아내는 어머니의 관찰력이 얼마나 놀라웠는지 모른다.

스투 어머니가 야구공을 쥐었을 때 반대했나.

아니다.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아버지도 그랬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스투 그 덕에 최근 빼어난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프로무대는 차원이 다른 세계 아닌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겠다. 그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어디서든 인정받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꼭 그렇게 되고 싶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사진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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