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국민연금관리공단 못 내준다”, 전북, “추가 지원안 안 받겠다”…지역 갈등 해결이 과제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국토해양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 진주이전 결정으로 전북과 경남주민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분산배치를 외쳐왔던 전북은 분노와 허탈감, 실망과 노여움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경남은 이미 이전이 확정된 국민연금관리공단을 내줘야하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자회견에 이어 김 지사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실을 찾아 “14일 오전 8시 양도 지방협의회에 불참하고 지역발전위원회 앞에서 도의원들과 농성에 들어간다”고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김 지사와 지역국회의원들은 총리실을 항의방문할 계획이다.
시민들도 허탈한 심정을 그대로 나타냈다. 김용식(47·전주시 덕진구)씨는 “다른 곳보다 전북은 많이 낙후됐다. LH본사가 오면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젠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다”고 허탈해 했다.
진성우(54·전주시 완산구)씨는 “정부를 믿을 수 없다. 알짜기관은 빼고 보상을 해준다고 하는데 그 말도 믿을 수 없다”고 노여움을 터뜨렸다.
최규성(민주당, 전북 김제·완주) 의원은 “우리는 끊임없이 싸울 것이다”면서 “16일 지발위회의에 가서 항의하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뒤 오전 11시에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경남지역도 정부 결정을 받아들이면서도 불만이 있긴 마찬가지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정부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LH본사 이전으로 당초 이전규모보다 411명이 줄었다. 573명의 국민연금공단이 전북으로 가면 984명이 줄어 혁신도시건설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낙후된 지역에 공공기관 이전으로 지역발전을 꾀한다는 계획에서 1000여명의 인원이 덜 오게 되면서 혁신도시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김 지사의 불만이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건설이 무산된 뒤 LH가 옮겨오게 돼 그나마 다행이란 반응이다.
안동민(44·창원시 마산합포구)씨는 “LH보다 신공항이 오는 게 몇 배 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그나마 LH가 경남에 오기로 해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주시 칠암동에 사는 김진수(39)씨는 “국민연금공단이 빠지면서 혁신도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하나가 오고 하나가 가면 뭐가 남겠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LH의 지방이전은 한국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쳐지기 전인 2005년 6월 주택공사는 진주로, 토지공사는 전주로 옮겨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두 기관이 합쳐지면서 경남과 전북이 유치경쟁을 벌여왔다.
전북과 경남이 불만이 쌓이면서 지역갈등을 어떻게 풀 지 정부의 추가계획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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