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는 스마트폰 전성시대를 가져온 일등 공신이다. SK텔레콤은 가장 먼저 '콸콸콸' 안심하고 쓰라며 먼저 시동을 걸어 경쟁사들을 압박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울며겨자먹기로 게임에 참여했다.
하지만 데이터 사용량 상위 10% 사용자들이 전체 90%에 달하는 무선데이터를 사용하다보니 각종 문제가 터지고 있다. 통신 3사는 치킨게임을 계속하기 위해 추가 주파수까지 달라면서 늘어나는 데이터량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네트워크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래도 끝은 있게 마련이다.
심판관인 방통위 역시 고민이 적지 않다.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폐지한다면 현재 통신 3사가 안고 있는 상당수 문제들이 해결된다. 일단 통신 3사는 현재 확보한 주파수 만으로도 스마트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현재 통신 3사가 직면한 문제들이 상당수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비자가 과연 어떤 방식을 선호하는지도 검토대상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안타까운 점은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 폐지 논의에 소비자 입장이 철저하게 배제돼 있다는 사실이다. 10%의 사용자가 전체 무선데이터의 90%를 사용한다면 네트워크 투자를 통해 나머지 90%가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총량을 늘리면 된다. 물리적으로 통신사가 한계를 느낀다면 서비스를 포기하면 된다.
아직 통신 3사 가운데 중단 의사를 직접 밝힌 곳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나서 무제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점이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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