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不安' 이웃, 안전지대로 백업 대작전...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석채 KT회장 구두합의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그룹 내부 데이터를 한국에 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진 발생 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백업 및 운영할 곳이 일본 내에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에 고객정보 등의 데이터를 백업,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이 고객정보를 비롯한 회사 데이터의 한국 내 보관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프트뱅크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지주회사로 통신 및 인터넷 포털 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소프트뱅크 이동통신 가입자만 2440만명에 달한다. 이 외에 자회사로 이동통신 사업의 매출 비중이 60% 수준인 소프트뱅크모바일, 인터넷 포털 야후재팬,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을 주로 하는 소프트뱅크BB,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주변기기 유통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최소 5000만명 이상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전체 인구 1억2800만명의 40%에 달한다.
KT 관계자는 “일본 지진발생 후 소프트뱅크는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백업 및 운영할 곳이 필요했다”며 “한·일 간 광케이블이 연결돼 있는데다 KT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에 데이터를 보관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전력사용 제한령을 시행하면 기업들은 전력사용량을 15% 수준이나 감축시켜야 한다”며 “늘어나는 데이터양을 고려할 때 전력수요가 더 커지기 때문에 소프트뱅크 입장에선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두상 합의 수준인 양사 간 협력이 향후 양국 간 범 정부적 프로젝트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KT 관계자는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데이터 이전 분야는 소프트뱅크의 내부 데이터와 소프트뱅크 파트너사들의 데이터 등”이라며 “향후 정부 차원에서의 프로젝트 성격으로 소프트뱅크를 제외한 여타 일본 기업들의 데이터 이전 등에도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지난해 11월 천안에 오픈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서울 목동 데이터센터 등을 통해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용어설명)클라우드 컴퓨팅·데이터센터=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해 데이터 저장, 네트워크, 콘텐츠 사용 등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 유지·보수·관리, 서버 구매 및 설치, 업데이트,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과 시간·인력을 줄일 수 있고 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하는 기술. 이 방식으로 개인 및 기업 데이터를 저장·운영하는 전용 공간이 데이터센터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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