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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통섭형 인재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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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큰 줄기(通)를 잡다(涉)'는 뜻의 통섭(Consilience)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려는 '지식의 통합' 이론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제 통섭은 학문과 지식의 영역을 넘어 경제와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와 새로운 시장과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힘'으로 통한다. 국내외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서 통섭형 인재를 키우려는 이유다. 2030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통섭형 인재'를 키우기 위한 숭실대의 인재 양성 계획을 들여다본다.

지난 17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주)마노디오 사무실에서 전동주(31),신수원(37),조철우(35)씨(왼쪽부터)가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큐브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큐브에는 알람기능이 있어 세 사람이 짧은 시간동안 브레인스토밍할 때 애용하는 필수품이다.

지난 17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주)마노디오 사무실에서 전동주(31),신수원(37),조철우(35)씨(왼쪽부터)가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큐브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큐브에는 알람기능이 있어 세 사람이 짧은 시간동안 브레인스토밍할 때 애용하는 필수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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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를 꿈꾸던 공학도, 나만의 길 간다
각자 화가와 만화가를 꿈꾸던 신수원(37), 조철우(35)씨는 95년 숭실대에서 공학도로 처음 만났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인 조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본 컴퓨터에 푹 빠져버린 특이한 학생이었다. 결국 고3때 '만화가가 될 것인가? 프로그래머가 될 것인가?' 사이에서 진지하게 갈등하던 그는 먹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컴퓨터를 선택했다.
미술을 좋아하는 공학도였던 두 사람이 뭉치게 된 계기는 당시 붐을 이루던 모바일 게임 공모전이었다. 그들은 직접 스토리를 짜면서 캐릭터도 그리고 프로그래밍하는 작업을 통해서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주)마노디오라는 작은 회사를 만들기까지 이들 역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조철우씨는 게임회사의 그래픽 팀에서 근무하다 6개월 만에 회사를 뛰쳐나온 경험도 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이후 이들은 '삼국지 무장전 MX', 'L.O.A(로아) 혼돈의 서곡' 등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게임을 만들어냈다. 작년에 출시한 '엘프하임'은 출시 한 달 만에 통신사 인기게임 TOP10에 들며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를 이용한 국내 최초의 게임인 팔로워(followar)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 게임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통섭(Consilience)형 인재에게 필요한 3C란?
정해진 길보다는 내가 만든 길을 가겠다고 나선 두 사람에겐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그들이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는 지 살펴보면 그 답이 보인다.
첫 번째는 바로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다. 그들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각 면마다 5분, 15분, 30분, 60분이 적힌 작은 정사각형 큐브가 놓여 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큐브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알람이 울린다. 그들은 알람이 울릴 때까지 틈만 나면 모여 앉아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밥을 먹다가, 공원을 산책하다가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서로 나눈다.

두 번째는 협력(collaboration)이다. 두 사람은 벌써 12년째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른 회사에서 온라인 게임 개발에 참여하다 얼마 전 선배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싶어 이직을 했다는 전동주(31)씨까지 합치면 팀워크가 완성된다. 스토리텔링을 담당하고 있는 전동주씨는 게임을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협력(collaboration)을 통해 마지막 C인 창의성(creativity)에 이른다. 신수원씨는 "정보소유에서 공유로의 전환이 현재 애플의 성공을 이끌었다"며 "지금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대 전환기"라고 분석했다.

◆융합기술원에서 미래의 인재 키운다
다른 공대 친구들은 취업을 위해 착실히 스펙 쌓기에 열중할 동안 혼자서 전공보다 미디어학부 수업을 더 많이 들었다는 조철우씨. 이제 그의 후배들은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학문을 융합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5월 세워진 '융합기술원'(원장 윤영선)이 그것이다. 디지털방송콘텐츠 융합사업단장인 송관호 IT대학 글로벌 미디어학부 교수는 "사업단에는 숭실대의 6개 학부인 글로벌 미디어학부, 문예창작학과, 컴퓨터 학부, 정보사회학과, 건축학부 실내 디자인 전공이 모여서 이과와 문과, 인문학과 공학, 예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연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숭실대 학생들은 디지털방송콘텐츠뿐만 아니라 그린에너지기술, 녹색금융, 로봇-감성기술 등 다양한 사업단의 프로젝트에 참가해 함께 연구하고 배울 수 있다.

보다 체계적으로 통섭형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 시스템인 융합기술대학원도 준비 중이다. 현재 IT기계융합사업과 고효율에너지분야의 대학원 과정이 개설되었고, 올해부터 그린비즈니스와 스마트그리드분야 과정을 개설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숭실대학교 융합인력양성사업단장인 허완수 환경화학공학과 교수는 "그린 비즈니스나 스마트그리드 분야는 나라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해져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숭실대는 배움의 공간을 학교 밖으로 확장해 서울디지털단지에 산학융합 R&D지원 센터를 설립했다. 허 교수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나 스웨덴의 시스타사이언스파크에 가보면 연구소와 대학, 그리고 기업이 한 건물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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