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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周易이 살아남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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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매우 제한적이다. 천문과학자들은 우주의 크기에 대해 상반된 견해들을 내놓고 있다. 우주의 크기에 대한 개념은 관측 가능한 대상으로서의 우주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관측 가능한 우주가 매우 작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커져 오늘에 이르렀다는 '빅뱅우주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우주의 크기를 빛이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의 개념을 대입해 가늠해보는 방식이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광년이라고 한다면 우주의 크기 또한 빛이 도달하는 시간에 따라 측정된 것이라고 이해된다.

과연 우리의 심성에 존재하는 우주, 마음으로 헤아릴 수 있는 우주의 크기와 규모, 그 구성에 대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대 중국인들은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기본 구성의 원리를 '음'과 '양'으로 양분했다. 그들은 우주를 구성하는 기초 질료를 '기'로 보았는데 이 '기'가 가진 운동의 힘을 발산과 수렴의 두 가지 양태로 구분했다. 능동적이고 적극적 양태를 '양'으로 규정했고, 수동적이고 소극적 양태를 '음'으로 구분했다. 두 기운이 대립하거나 조화를 이루며 하나로 구성되려는 힘에 의해 우주의 삼라만상이 형성되고 소멸된다는 나름의 원리를 정립했던 것이다.
'음'과 '양' 이라는 두 개의 대립적 요소에 의한 기본 조합기호의 체계는 컴퓨터의 이진법이 '0'과 '1'의 구성 원리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 원리는 하나의 조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조합과 만남으로써 무한한 다양성의 변수를 만들어 낸다.

인생과 우주의 이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에 접근하는 사고방식이 요구된다. 공자도 즐겨 읽었다는 '주역(周易)'에 바로 이 같은 원리가 담겨 있다. 주역은 왕조로서 통일된 진(秦)나라에서 앞서 존재했던 주(周)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때는 중국의 고대문명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던 시기였으며, 그 말기가 춘추전국시대로 철학을 비롯한 많은 학술문화가 분출했던 전성기였다. 주역 이전에도 하(夏)나라의 '연산역(連山易)', 은(殷)나라의 '귀장역(歸藏易)'이란 역이 존재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오직 주역뿐이다.

'주역'은 64종의 기호와 그에 관한 언어로 구성하는 패턴화를 시도한다. 삼라만상의 이치를 무한 수렴해 대응시키는 함수관계는 실증적으로 불가능한 시도이다. 또한 지나치게 단순한 구분은 변별력의 결여와도 무관치 않다. 시대를 거슬러 수많은 '역'이 존재했지만 오직 주역만이 살아 남아 우리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정교함과 유효함에서 그 원인이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측정 가능하면서도 다양하다고 느낄 수 있는 패턴화에 바로 비밀이 있을 것이다. 64종의 기호를 통해 우주 삼라만상에 대한 다양성을 일상적 시각으로 측정하려는 의도는 실제로 존재하는 우주의 크기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대상만을 우주의 크기의 대상으로 삼는 천문과학의 입장과 유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삶의 다양성과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는 시각에서 64개의 패턴은 극히 제한적일 뿐 아니라 논리 모순의 허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삼라만상이라는 비유적 표현이 어떻게 64가지의 경우의 수로 표현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대립적인 두 항목에 의한 변수의 증감 관계를 통해 64개의 패턴으로 구성한 주역은 고대인으로부터 현대인에 이르기까지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측정 가능한 패턴화와 적정한 변별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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