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 와이파이' 시대 본격 개막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미국에서 TV 용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슈퍼-와이파이' 구축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대규모 지역이 하나의 와이파이 핫스팟 지역으로 구축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는 미국 TV 채널들 사이의 주파수 공백인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를 와이파이 용도로 개방하기로 현지시간으로 23일 결정했다.

'화이트 스페이스' 개방은 누구나 FCC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이 주파수를 활용해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화이트 스페이스'는 방송 주파수 대역으로, 주파수 도달 거리가 길고 건물 투과율이 뛰어나다. 적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인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와이파이 지역을 광범위하게 구축할 수 있게 돼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기존 와이파이보다 성능이 강력한 '슈퍼-와이파이' 구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슈퍼-와이파이'는 기존 와이파이에 비해 신호 도달 거리 3배, 건물 투과율 9배, 커버리지 면적은 16배에 달해 사용자에게 보다 빠른 무선 인터넷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구글, HP, 모토로라 등이 화이트 스페이스만 개방되면 '슈퍼-와이파이'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다고 전했다.

율리우스 케나촙스키 FCC 의장은 "이번 결정은 투자자와 기업에 놀라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가 새로운 무선기기를 위해 주파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방송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트 스페이스'가 TV 채널 사이의 주파수 충돌을 막기 위해 완충 지역으로 남겨둔 곳이기 때문이다. 방송사업자들은 주파수 간섭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FCC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