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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1장갑차 처음부터 예고된 사고였다

최종수정 2011.04.14 15:33 기사입력 2010.09.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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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1장갑차 처음부터 예고된 사고였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10대 명품무기 대열에 오른 K21보병전투장갑차가 설계상 치명적 결함으로 수상운행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8월말 육군이 실시한 사고재현시험에서도 똑같은 문제점이 발견돼 군의 무리한 요구성능(ROC), 개발자가 시험평가까지 주도관리, 설계단계 자문역할 미흡 등 무기개발 체계제도에 근본적인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10일 K21 개발기관의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초 25t급 장갑차로 수상운행능력을 갖춘 K21은 설계때부터 ▲기울어진 무게중심 ▲배수펌프의 용량선정 ▲자동변속기 성능부족 ▲파도막이 기능상실 등이 주된 원인으로 보완작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장갑차의 수상운행자세는 수평이 되거나 앞부분이 뒷부분보다 약간 높은 상태를 유지해야한다. 운행때 바람과 파도를 고려해서다. 하지만 K21은 엔진이 전방우측에 장착 돼 자연적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9일 경기 양평 남한강일대에서 도하시험을 하던 전차도 물에 입수해 100m가량 전진하다 궤도가 오른쪽 웅덩이에 빠졌지만 균형이 맞았다면 웅덩이에 빠질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육군이 1차 불곰사업을 통해 도입한 러시아제 BMP-3 보병전투차는 디젤엔진이 후방에 장착됐다. 엔진의 높이도 낮아 엔진 위로 병력들이 승하차할 수 있다.

배수펌프의 용량도 선정때부터 잘못됐다. 엔진장치실에는 2개의 냉각팬과 배수펌프가 장착되어 있다. K21의 수상운행때 엔진실에 유입되는 물을 빼내기 위한 배수펌프과 엔진이 과열을 막는 냉각팬이 동시에 작동한다. 이때 배수펌프의 힘이 더 강해야하지만 냉각팬과 힘이 비슷해 물은 그대로 고이게 된다는 것이다. 내부보고서에는 분당 배수능력이 473리터 펌프를 선정했어야하지만 K200과 동일한 173리터 배수펌프를 장착해 배수능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제 BMP-3보병전투차의 배수펌프는 K21 보다 용량이 7배 이상 크다. 특히 K21은 설계때부터 흡입구 위치 높아 엔진장치실 내부에 약 100리터 이상의 물이 들어와야 배수가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자동변속기의 성능부족도 제기됐다. K21은 가속페달을 밟다가 갑자기 떼면 속도가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브레이크가 작동하듯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때 전차는 물위에서 무게중심이 안맞은 상태에서 자세가 급격히 앞쪽으로 기울어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인명피해를 낸 기계화학교 도하훈련장 훈련때도 이와같은 이유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 육군이 실시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원시험장에서 실시한 재현시험에서도 이와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K21이 수상운행때 필요한 파도막이 기능도 상실됐다. K21은 개발과정에서 군의 무리한 ROC를 맞추다보니 중량이 1t가량 초과했다. 이에 국방기술품질원에서는 설계를 변경해 파도막이의 내부를 비우고 우렌탄폼을 채워 중량감소와 부력상승 기능을 추가하기로했다. ADD에서 장갑차 침몰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기품원의 제질 변경이라고 지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DD관계자는 "기품원에서 기술변경을 하는 것은 1급과 2급으로 분류되는데 파도막이는 2급에 분류돼 ADD를 제외한 업체와 조율을 통해 변경했다"며 "설계변경은 설계기 관과 조율하는 것은 기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설계단계부터 개발시험평가(DT)까지 주도적으로 하다보니 검증할 기회가 없다"며 "설계당시부터 외부기관은 물론 일선부대 지휘관들의 자문을 받았다면 결함은 줄어들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K21은 지난 1999년말부터 10년간 910억원을 투입했지만 설계과정부터 자문역할자의 미흡과 양산전 관련기관 업무협조가 되지않아 결함을 만들어내 사고를 자처했다 는 것이다. 9일 이선철 전력자원관리실장 주관으로 열린 K계열 궤동장비 종합대책회의에서도 기관별 업무협조 미흡 등 문제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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