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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그들은 왜 몰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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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필름카메라 시절의 황제 '이스만 코닥',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만든 '모토로라', 미국 최대 비디오 체인 '블록버스터'….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한때 해당 업종 최고의 위치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하며 소비자들과 멀어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미국 다트머스대의 비제이 고빈다라잔 교수는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3가지 덫에 걸려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성공적인 회사로서 명성을 이어지지 못하고 실패의 길에 들어선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덫은 오래된 장비와 시스템 대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 두 번째는 최고 경영자들의 과거 성공에 안주하는 덫, 마지막으로 현재 시장에 너무 집착해 미래에 대한 대비나 예상에 실패 하는 덫에 빠지는 것이다.
코트라 시카고 KBC가 정리한 '최근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한 미국 10대기업'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이 기업들은 한때 최고의 기업으로 해당 산업을 이끌었으나, 최근 들어 경쟁력을 상실해가는 기업들이다. 물론 몇몇은 다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을 통해 예전의 명성을 찾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코트라 시카고 KBC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잘나가던 기업도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급락하는 곳이 많다"며 "이러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비전과 기회를 상실한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 및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버스터(Blockbuster)
-미국 최대 비디오 대점 체인점으로 과거 VHS에서 DVD로 전환되는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았지만, 디지털 영상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하고 향후 기업 생존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 회사는 새로운 경쟁자가 우편 대여 형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을 때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케이블 업체와 전화 업체들이 실시간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자 사업은 더욱 악화됐다. 블록버스터의 비디오 대여 매장은 이제 대다수가 폐점했다.
◆델(Dell)
-IBM과 HP사가 전자 제품 매장을 통해 컴퓨터를 판매하는 것과 달리 델은 중간 판매 업체를 배제하고 직접 판매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인터넷 보급 활성화로 인한 컴퓨터 수요 확대는 델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하지만 현재 델은 스마트폰과 타블렛PC의 등장, 아시아에서 생산된 저가 제품으로 인한 경쟁 심화 등으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소형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유행제품을 출시하긴 하지만 시장의 선도 업체가 아닌 시장을 따라가는 후발 업체로 위치가 바뀌었다.

◆이스만 코닥(Eastman Kodak)
-거의 지난 100여년 동안 코닥의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필름카메라 시장에서 성공적인 기업의 길을 걸어 왔던 곳이다. 그러나 시장은 디지털 사진기의 등장으로 사진을 인화하기보다는 파일 공유나 디지털 액자 등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스만 코닥은 이러한 상황에서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약국 체인점 등에 디지털 이미지를 인화하는 장비를 보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소비자들의 줄어든 사진인화 행태를 다시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 회사의 주식 가격은 지난 1997년에 기록한 최고치에 비해 약 96% 정도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사는 PC의 운영 시스템을 판매하며 그동안 사실상 독점적 위치를 누려왔고, 아직도 그 영향력은 크게 줄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지 못해 실패를 경험했다. 예를 들어 웹텔레비전, E-book, 스마트폰, 타블렛 PC등 사업을 거의 선도적으로 시도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가장 큰 문제는 PC산업이 스마트폰과 타블렛 PC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구글 등과 같은 경쟁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토로라(Motorola)
-세계 최초로 모바일 전화를 개발·시판한 업체로 2003년까지는 경쟁업체에 비해 우위를 유지했고, 레이저(Razr) 휴대폰이 큰 성공을 거둘 때도 큰 위협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모토로라가 새롭게 디자인한 제품들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동안 애플, 삼성 등 경쟁업체가 빠르게 부상했다. 이는 모토로라의 판매 감소와 시장 점유율 급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 회사는 올해 안에 휴대폰 사업 분야를 매각하며 네트워크 장비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어스(Sears)
-시어스는 카탈로그 판매 방식을 통해 성장한 대형 유통 매장으로 미국 소비자들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로 잘 알려져있다. 그러나 대형 할인 매장인 월마트와 타겟, 대형 온라인 업체인 아마존닷컴이 등장해 시장을 잠식할 동안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점차 경쟁력을 상실했다. 시어스는 보험, 금융서비스, 부동산, 인터넷서비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라인을 보유했으나 아직 경쟁력을 회복할 만한 새로운 전략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소니(Sony)
-십수 년 전 소니의 워크맨(Walkman)은 지금의 아이팟처럼 최고의 인기 음악 재생기기였다. 텔레비전, 카메라, 캠코더 시장에서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소니는 영화산업과 음악산업까지 진출하면서 점차 전자 제품 생산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상실했고,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경쟁업체들에 밀리면서 최고 혁신 기업이라는 명성도 점차 퇴색하고 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Sun Microsystems)
-이 회사가 만든 자바(Java) 프로그램 언어는 인터넷 보급이 확대되던 1990년대에 회사를 최고의 IT 기업으로 군림하게 했다. 그러나 IT 버블이 붕괴되고 IT 산업 환경과 소비자들의 선호도 크게 변화하면서, 썬 마이크로시스템사가 판매하는 고가의 서버에 대한 수요는 급감했다. 이에 따라 매출이 크게 줄었고, 기업 가치도 떨어지면서 올 초 오라클사에 의해 인수합병됐다.

◆토이알어스(Toys”R” Us)
-토이알어스는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최고의 장난감 전문 매장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월마트 등 대형 할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의 등장으로 판매가 급감했다. 지난 2004년부터 매장 수를 줄이는 등의 강력한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예전의 시장 선도기업 위치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후(Yahoo)
-구글이 등장해 무료 대용량 이메일 계정을 제공하기 전까지 이메일 서비스와 파일 공유에 대한 서비스 비용을 청구하면서 시장 선도 기업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구글이 서치 엔진 시장에서 최고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시장 지배력이 크게 약화됐다. 아직도 스포츠, 금융, 뉴스 등의 정보 제공에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는 있지만 동영상 서비스와 검색 분야에서 약세다. 야후는 지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450억 달러에 인수 제의를 받은 적 있으나, 지금 시장 가치는 약 190억 달러로 하락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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