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원내대표는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일한 공천의 결과"라며 공천 문제가 선거패배의 중요 원인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전략 부재도 문제지만 경쟁력에서 밀린 후보를 공천했어야 했냐는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서울 은평을 선거는 정권 2인자를 심판하겠다는 중요한 지역이었는데도 '이재오 대항마'가 왜 장상 후보였는지 대해선 어느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장상ㆍ윤덕홍 최고위원이 자신으로의 전략공천을 요구하면서 신경민 MBC 선임기자의 영입을 무산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천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할 최고위원회의가 정작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자리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는 은평을 선거에서 야3당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자체 여론조사보다 더 큰 격차인 18.4%포인트로 패배한 원인이 됐다는 것.
한편, 비주류 연합체인 '쇄신연대'는 29일 모임을 갖고 정세균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임시지도부를 구성해 전당대회를 위한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 측은 이와 관련, 대표 개인이 혼자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며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당 핵심관계자는 "소위 비주류라고 하는 의원들이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지난 2년 간 치른 선거 중 한 번의 패배로 마치 패장으로 몰아가는 것은 올바른 평가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당 원로와 중진들과 회동을 갖고 주말과 내주 초 향후 거취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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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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