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정재영은 '낯선 친근감'을 가진 배우다.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지닌 동시에 조직 보스, 건달, 꼴통 경찰, 인민군 장교, 냉혹한 킬러 등 카리스마 넘치는 낯선 인물을 연기해왔다. 그는 친근하면서도 낯설다.
◆ "70대 노인 연기, 자신 없었어요"
"처음에는 박해일이 연기하는 류해국 역인 줄 알았습니다. 70대 노인 연기라니, 못한다고 강우석 감독에게 말씀드렸어요. 도저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만화 팬들 반대가 심했다는데 제가 봐도 저와 전혀 안 맞는 배역이었어요. 강 감독의 설득에 믿고 한 셈입니다. 저 스스로 자신이 없는데 감독까지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절대 안 했을 겁니다."
'이끼'는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던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외딴 농촌 마을을 찾은 주인공이 마을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이장 천용덕은 주인공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원작의 천 이장은 작고 왜소한 몸에 괴기스러운 광대뼈와 앞머리가 벗겨진 신경질적인 백발 헤어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배우 정재영의 이미지와는 딴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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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끼' 출연, 힘들었지만 고마운 경험"
정재영이 70대의 노인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3시간의 분장이 필수적이었다. 40대의 이장과는 다른 목소리와 표정, 걸음걸이 등이 필요했다. 원작이 있기에 연기는 더욱 조심스러웠다.
"지금껏 출연한 작품 중 가장 힘들었습니다. 다른 현장에선 촬영 마치면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 이번엔 분장을 지우기까지 계속 긴장한 상태로 있었어요. 계속 집중하고 몰입해 있지 않으면 안 됐으니까요. 캐릭터를 잡느라 촬영 첫 일주일은 현장이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사투리도 그렇고, 목소리 톤, 표정 등 모든 걸 잘 조절해야했어요. 아직까지도 제가 잘 해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정재영이 연기한 천 이장은 원작보다 다소 가볍고 구체적인 인물이다. 원작대로 캐릭터를 과장하고 무겁게 가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영화를 마치고 나서도 성취감이 들기보다는 "하길 잘했다"는 생각뿐이란다. "50대에 맡았어야 할 역을 너무 일찍 경험한 것 같기는 하지만 결과가 어쨌든 이처럼 쉽게 만나기 힘든 캐릭터에 도전해봤다는 것만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정재영의 연기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무척 호의적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안심하지 못하는 눈치다. 일반 관객의 평가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끼'의 결과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안은 채 차기작 '글러브' 촬영을 시작했다. 다시 한번 강우석 감독, 여배우 유선과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청각장애 학생 야구부를 지도하는 한물간 야구선수 역할을 맡았다. 정재영은 다시 한번 겸손과 땀, 열정의 연기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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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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