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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세상을 바꾸는 힘 '창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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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생물종과 비교해 우수한 이유는 바로 창의적 능력을 지닌 존재라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 존재적 삶의 방식을 발전시켜온 여타 생물종에 비해 인간은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삶의 패턴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왔다. 다른 생물종들이 지구 환경속에서 생존하며 발전하는 능력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놀랄 만큼 뛰어난 적응력으로 환경과 자신을 하나로 가꿔왔다.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현재 생존하고 있는 생물종들은 모두 우수한 적응능력을 개발해왔다고 볼 수 있다. 피부를 바꾸고, 근육을 발달시키거나 도태시키며, 시각이나 청각 등을 자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을 에워싼 환경에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접근방식이 전혀 다른 유일한 생물종이다. 인간은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의미에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에 집중하기 보다는 환경을 자신에게 맞추고 변화시키는 창의적 인식 능력을 통해 지구상에 월등하게 뛰어난 생물종으로 존재하게 됐다.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위해 피부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옷을 만들었으며 비를 피하기 위해 나무 밑이나 동굴에 숨기 좋은 몸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산을 개발했다.

아울러 뛰어난 사냥 기술을 위해 턱뼈를 발달시키고 근육의 탄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아예 사냥도구를 만들었다. 새처럼 팔 근육을 날개로 진화시키는 대신 새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기계적 메커니즘을 활용해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행기로 창안해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지하고, 상상하며, 변화를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창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화와 문명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탁월한 인지 능력을 창의적으로 발휘하며 성과를 일궈낸다. 이는 인간을 다른 생물종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특징이 바로 창의력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왔다. 이는 각각 객관성과 주관성을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강조되기도 한다. 과학기술은 보편적 질서에 대한 관찰을 통해 우주적 관점에서의 각종 행위와 현상들을 측정하고 그 평균율을 찾아낸다. 또한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에 대한 유형화 작업을 수행하고 보편적 질서가 패러다임이 되는 유형과 변형에 주목한다.

문화예술은 개인과 사회 및 문화를 기본대상으로 삼아 기초적 개념인 의식주에서 출발한다. 아울러 생명의 기원과 종말을 비롯, 우주적 질서에 대한 다양한 인식과 삶의 형태들이 하나의 패턴으로 유형화되고 파생ㆍ형성되면서 반복되는 스타일에 집중하게 된다. 얼핏 서로 다른 영역을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형국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학기술이나 문화예술 모두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이 지구상의 다른 생물종들의 존재 방식과 확연하게 구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엄밀한 질서의 패러다임을 추구하며 과학적 객관성을 강조하는 과학기술의 경우에도 그 발전의 추동력은 창의력에서 나온다. 하늘을 날고, 먼곳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가보지 않고도 특정한 곳의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보고 느끼고 싶어 하는 욕망은 해결돼야 하는 문제로 등장하곤 한다.

창의력은 이처럼 문제를 해결하려 할때 분출되는 능력이다. 환경에 적응하기 보다 환경조건을 관찰하고 분석해 새로운 환경이나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창의적 인식 태도가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에 있어서도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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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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