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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막걸리의 힘,그리고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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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최근 주류시장에서 상징적인 일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지난 5월중순 국순당이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분기보고서에서 백세주의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반해 막걸리는 10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백세주를 앞질렀습니다.
한 때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약주시장을 쥐락펴락하던 백세주의 몰락, 그리고 막걸리의 성공 뒤에는 어떤 이유가 숨어 있는 것일까요?

백세주의 몰락은 전통주 시장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경쟁업체간 약주관련 제품개발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게 중론입니다. 여기에 백세주와 소주를 섞은 '오십세주'의 인기가 소주도수 하락으로 시들해진 것도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소주 도수가 높다보니 점심때면 으레 백세주와 섞어 마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주 도수가 16도까지 내려가면서 섞어 마실 필요가 없어진 것이지요. 여기에 애주가들의 오십세주에 대한 '식상함'도 한 몫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국순당은 소주와 백세주를 섞어 먹는 분위기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자체 오십세주를 생산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오십세주 신제품 출시가 별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에 따라 이를 접었습니다.

이에 반해 백세주의 바통을 이어 받은 막걸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국순당 막걸리는 지난 2007년 5억원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86억원으로 17배가량 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10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1996년 막걸리 출시이래 14년만에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1992년이후 18년째 1위를 달려온 백세주를 누르고 지난해에는 1위에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막걸리가 세계속의 술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게 중론입니다. 우선 다양한 제품개발이 시급합니다. 또 막걸리의 품질도 끌어올려야 합니다. 투박한 용기와 세련되지 못한 디자인도 다듬어야 합니다. 유통망 손질작업도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은 연구개발(R&D)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내 막걸리 업체들의 영세성을 감안할 때 아직은 기대난망해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진로, CJ, 농심 등 식음료 업체들의 막걸리 사업 진출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자금력이 풍부한 이들 업체들이 막걸리 시장에 뛰어들 경우 '파이'를 키우고, 연구개발(R&D)을 통해 막걸리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이 막걸리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지방 영세 막걸리업체의 반발과 소비자들의 '막걸리 정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아울러 정부의 막걸리에 대한 영문명칭 통일화 작업을 비롯해 제품규격ㆍ유통ㆍ술잔과 용기 등 막걸리 관련 제도정비도 시급해보입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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