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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가 청각장애인들에 컴퓨터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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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경로문화센터 청각장애 어르신 정보화교육 실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죄송합니다. 저희가 조금 더 일찍 청각 장애인분들을 위해서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었어야 하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어르신들 앞에 선 송파구청 사회복지과 김옥식 팀장은 떨리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의례적인 ‘격려사’를 기대했던 입술에서는 ‘죄송하다’는 말이 가늘게 새어나왔다.

동심 어린 얼굴로 컴퓨터 앞에 마주 앉은 반백의 어르신들은 수화 통역사의 통역을 보고서야 미소를 머금고 박수를 보냈다.

지난 9일 오후 2시 송파구 경로문화센터에서 열린 '청각장애 어르신 정보화교육' 에서의 일이다.
◆청각장애 어르신만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눈길~

송파구(구청장 김영순)가 만 60세 이상 청각장애 어르신들을 위한 정보화교육 프로그램을 개강한 것은 지난 2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교육은 자치단체와 민간단체를 아울러 어느 정도 공급이 되고 있었지만 청각장애 어르신들만을 위해 특화된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각장애인은 워낙 의사소통이 어려움에도 외관상 장애를 인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특히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에 비해 정보 접근에 더 큰 불편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송파구와 서울 농아인협회 송파구지부(지부장 석승모)는 청각장애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이들을 정보화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시키고자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교육에는 모두 15명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컴퓨터 전원 켜는 법, 키보드 조작법 등 기초조작법부터 웹서핑과 이메일 등 인터넷 활용법까지 배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총 3개월.

다소 길다시피 한 이 기간도 어르신들의 학습 능력을 감안해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강사는 송파구에서 지원하고 두 명의 수화통역사와 자원봉사자는 서울 농아인협회 송파구지부 부설 수화통역센터에서 돕고 있다.

◆불편하지만 열의는 최고! 농아인 사회에 배움의 확산 기대!

어르신들은 "강사님 보고, 통역 보고, 컴퓨터 화면 보고, 교재 보고 하려면 너무 정신이 없다" 고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컴퓨터를 배울 수 있다는 기쁨으로 수업에 열의가 대단하다.

시선이 컴퓨터로 가 있는 탓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일도 쉽지 않다.

일반인 대상이면 한번만 말하면 되는 내용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쌍자음 입력법(SHIFT+)을 가르치려면 강사가 얘기하고 수화통역사가 통역하고 강사와 수화통역사, 자원봉사자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일이 찾아가 지도해야 한다.

세 살 때 홍역을 앓아 청각장애인이 됐다는 김영선(60)씨는 “2년 전부터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서 일반 컴퓨터 학원도 가봤는데 들리지 않으니 전달이 안 돼서 배울 수가 없었다”며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딸이 있는데 그동안 전화를 할 수도 없고 연락하기도 불편했는데 컴퓨터를 잘 하게 되면 딸에게 이메일로 편지를 쓰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강서옥 수화통역센터 팀장은 “비록 시작은 크지 않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 어르신들이 잘 배워서 다시 다른 청각장애 어르신들에게 수화로 컴퓨터를 가르치는 배움의 확산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관심과 배려가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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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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