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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초계함침몰]군함이 피로파괴된다고? 믿을 수 없어

최종수정 2010.04.01 17:43 기사입력 2010.04.0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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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파괴 논란 가열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정수 기자, 양낙규 기자]지난 달 26일 침몰한 천안함이 피로파괴로 침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해군 함정은 건조와 발주는 방위사업청이, 건조검사는 국방기술품질원이 하고 있으며, 정비는 정비창에서 맡아 정비를 하고 있는 만큼 선체가 두동강 나는 균열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다수 전문가들은 반박하고 있다.

◆"피로파괴다"
 '피로파괴'란 미세한 균열이 오랫동안 누적된 충격과 압력에 의해 갑작스런 파괴로 이어진다는 현상이다.피로파괴란 충격으로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균열이 발생하면서 시작되고 그 후 내부로 확산되다가 균열이 발생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약해져 하중에 견디지 못할 때 갑자기 완전파괴가 발생한다.

김경수 중사의 부인 윤미숙 씨는 "남편은 작전에 나갈 때마다 '천안함에 물이 줄줄 샌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윤씨는 지난 달 28일 해군2함대 사령부의 브리핑 당시 "'수리 한달 만에 또 수리에 들어갔다'고 남편은 말했다"면서 "천안함은 수리 중 또 다시 작전에 들어갔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실종자 가족은 "우리 아들도 휴가 나와서 배가 오래 돼 물이 샌다는 얘기를 했다"며 수리 중 천안함 작전 투입 의혹을 짙게 만들었다. 이는 수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한미합동훈련에 투입돼 '피로파괴'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대목이다.

 피로파괴의 예로는 1943년1월16일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 항에 정박해 있던 6000t급 유조선 T-2탱커가 갑자기 두 동강 난 게 있다.T-2 탱커는 칼로 자른 듯 함수와 함미가 잘려나가 수면위로 치솟았다. 그러나 미국은 만족할 만한 원인 규명을 못해 강철 구조물의 용접면은 미세한 틈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20년넘게 운항, 당일 역시 3m의 거센파도 = 반복되는 하중과 압력 ▲평소 물이 샜다 = 균열발생 ▲세차례 이상 수리 = 균열확산, 내구성 저하 ▲'순식간에 두 동강났다는 함장 증언 = 갑작스런 파괴 ▲절단면 칼로 자른 듯하다 = 피로파괴 전형 등의 등식이 성립된다.

 한 피로파괴 전문가는 "천안함은 바다에서 20년 이상을 지낸 퇴역을 앞둔 군함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재 드러난 각종 정황 및 사실에 기초할 때 과거 삼품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와 같이 피로파괴에 따른 갑작스런 내부붕과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피로파괴 가능성 낮다"
 그러나 의견을 달리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잘린면을 보기전까지는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피로파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용접기술과 선박재료가 낙후된 과거에는 상선에서 피로파괴가 일부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이 같은 사례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병천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선박해양,구조역학)은 1일 "(피로파괴 가능성 제기는) 가능성은 없지 않지만 억측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책임연구원은 "피로파괴는 균열이 하나 생기면 조금씩 커지다가 한계치가 되면 완전히 부서지는 데 (초계함처럼) 갑자기 반파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차 대전 당시에 건조돼 두 동강난 유조선의 경우에 대해서도 그는 "당시에는 용접기술이나 재료가 형편없어서 파괴가 된 것이나 이도 피로파괴가 아니라 취성파괴(취약한 성질로 파괴되는)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으나 하나로만 예단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전체적인 단면을 봐야지 일부만을 놓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피로파괴라면 무 자르듯 잘라지는 선체는 거의 없다"고 했다.

 박문규 한국선급 함정기술팀장은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다 추론이고 실체를 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함정에 대한 검사는 하지 않지만 초계함의 피로파괴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그는 "화물을 싣는 상선의 경우 10여년 전에 브라질에서 두 동강이 난 적이 있는데 이 역시 극히 예외적인 사례였다"면서 "이후 국제해사기구(IMO)와 각국과 선급회사들이 한층 강화된 선박검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함정의 경우 상선과 플랫폼(선박의 기본체)자체가 다르다. 화물수송목적 상선과 전투목적 함정은 설계,건조방식, 재료 등도 다르다" 면서 "함정은 상선에 비해 운항횟수도 적어 피로파괴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함정의 피로파괴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는 "정밀조사가 이뤄져야하겠지만 1989년 건조된 초계함이 피로파괴로 한순간에 함수와 함미가 절단됐다는 것은 무수한 가설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지난 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선체단면이 어떻게 잘렸는지는 꺼내봐야 안다"면서 "바닷속은 지금 손목시계가 안보일 정도로 깜깜하다. 상상을 하는 것보다는 명확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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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김정수 기자 kjs@asiae.co.kr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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