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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대우차판매 '결별' 속내는

최종수정 2010.03.11 10:57 기사입력 2010.03.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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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용납할 수 없다"(GM대우) vs "배신감 느낀다"(대우차판매)

[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지난 10일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용납할 수 없다(not acceptable)'는 단어를 수차례 되풀이했다. 그가 '용납할 수 없다'고 지목한 것은 부진한 내수판매였지만, 궁극적인 타깃은 '대우차판매'였다. 대우차판매가 지난해까지 GM대우의 내수판매를 책임졌기 때문이다. GM대우의 일방적이고 갑작스런 '결별' 통보를 접한 대우차판매는 "GM대우를 믿고 투자를 해왔는데, 심각한 배반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2002년 10월부터 '파트너쉽'을 유지해온 GM대우와 대우차판매는 왜 틀어졌을까.
◇'내수판매' 부진때문일까
먼저 아카몬 사장이 '용납을 못한' 내수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이렇다. GM대우 내수판매는 2007년을 기점으로 하락,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675대(1.43%) 감소한 11만4845대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10.4%에서 8.4%로 떨어지며, 총생산량이 GM대우의 절반에 못미치는 르노삼성에도 밀렸다. 하지만 대우차판매가 관여하지 않는 GM대우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46만3620대(CKD 제외)를 기록, 전년대비 30만1820대(39.4%)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더 컸다.

수출이 급감한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부진과 함께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GM대우의 주력수출제품인 라세티 프리미어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등을 GM의 해외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GM대우 입장에서 위기인 것은 맞지만, 그것을 내수판매 부진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옹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별은 예정된 수순
GM대우가 대우차판매에 결별을 통보한 것은 기자간담회 하루 전인 9일이었다. GM대우 고위관계자는 "대우차판매가 중요한 계약 위반행위를 했기 때문에 서면으로 사업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다만 어떠한 위반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양사의 결별 이유로 대우차판매가 수개월 동안 차량 판매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이와관련 "일부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지난해 12월부터 대금 납부가 지연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지난달부터 대금 납입이 지연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수년간 이어온 동업자 관계가 단 몇차례 그것도 불과 한 달전부터 발생한 대금 납입 지연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게 업계의 시선이다.

GM대우와 대우차판매의 결별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해석도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대우차판매는 지난해까지 GM대우의 국내 총판을 담당했지만, 올 들어 GM대우가 지역총판제를 도입하면서 국내 8개 영업권역 중 4개 권역만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나머지 4개 지역은 대한·삼화·아주모터스 등 3개 신규 딜러들에게 분배했다. 결국 대우차판매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다수의 지역총판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자신들의 판매전략을 적용하는데 더욱 도움이 된다는 GM대우의 경영 판단이 '결별'의 진짜 이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우' 흔적 지우는 GM
GM대우의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과 가지고 있는 인연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동차조립업체 '신진자동차'가 197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185억원을 들여 합작회사 'GM코리아'를 설립, GM의 브랜드가 붙은 차량들을 생산하면서 부터다. 하지만 당시 GM 브랜드의 실적은 형편없었고, 경영난에 봉착한 신진자동차는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으며 '새한자동차'로 이름을 바꿨다가, 1978년 대우그룹을 새주인으로 맞이해 '대우자동차'로 사명이 다시 변경됐다.

대우차는 이후 독자경영을 기치를 내걸고 1992년 GM과의 합작관계를 청산했고, 이듬해인 1993년 국내 내수판매를 책임질 대우차판매(당시 사명은 우리자동차판매)까지 출범시키며 '홀로서기'를 완성했다. 1년 차이로 만나지 못했던 GM과 대우차판매는 7년 뒤인 2002년 10월 대우그룹 해체 속에 위기에 봉착한 대우차를 GM이 사들이면서 '첫 만남'을 가졌다.

수 십년 '동업자'였던 대우차 곁을 떠났다가 '주인'으로 화려하게 돌아온 GM는 대우차가 만들어놓은 대우차판매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결국 7년 여만에 '결별'로 끝을 맺었다. GM대우는 이르면 5월경 GM의 브랜드 '시보레'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명실상부하게 '대우'라는 흔적을 지우며 'GM'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GM이 신진자동차와 손을 잡은 지 38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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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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