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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 밥값 받아오란 말 듣던 초등학생.. 마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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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 학교 급식을 말하다(上)] ‘급식비가 없는 아이들’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최근 무상급식 논란이 뜨겁다. 교육계 비리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가운데 무상급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것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확대는 가당치 않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그러나 부유한 가정에서 난 학생과 극빈층 학생이 뒤섞여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느 하나를 택해서 밀어붙일 일은 아니라고 본다.학교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사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급식비를 낼 수조차 없는 학생이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이들의 의견을 물어봤다.세편으로 나눠 이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 “집에 가 밥값 받아오란 말에 어쩔줄 몰라하던 초등학생.. 마음이 아팠죠”
현재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고 있는 A씨. 20대 후반인 그녀는 이제 4년차 영양사다. 처음 3년 동안은 위탁 급식업체 소속으로 몇 곳의 학교에서 급식을 담당했다. 지금 근무하는 학교는 직영 급식을 시행 중이다.

그녀는 “행정실에서 초등학생에게 ‘집에 가서 급식비를 받아 오라’고 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는 아이를 보면서 고작 열 몇 살에 불과한 아이가 받을 상처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비교적 부유한 지역임에도 급식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꽤 있다”고 했다.
학생 뿐 아니라 학교도 급식비를 제대로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가 근무했던 고등학교는 1000만원 가까이 급식비 미납금이 쌓였다고 한다. 실업계 고등학교여서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이 많았는데 학교측은 그래도 어쨌든 밥은 먹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졸업하면서 급식비를 내고 가는 학생들도 있었고 학교가 여윳돈으로 메워주기도 했지만 그래도 늘 급식비 미납금이 있었다”고 말했다.

◇ “실제로 돈 없어서 밥 못 먹는 학생들도 있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현직 영양사 B씨는 “급식비가 없어서 밥을 못 먹는 아이들을 실제로 많이 봤다”고 말했다.

역시 4년가량 영양사로 일한 B씨는 1년반쯤 전에 일했던 한 학교에서는 급식비를 못내는 학생에게는 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학생의 3분의 1 가량이 급식 지원을 받았지만 일부 학생은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해 밥을 굶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어떤 학생들은 급식 도우미로 일하면서 무료로 밥을 먹기도 하고 또 선생님들까지 주머니를 털어 밥값을 내주기도 했지만 그런 방법으론 한계가 있었다”며 “한참 먹어야할 시기의 학생들이 밥도 못 먹으면서 어떻게 학교 생활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립 학교에서는 급식비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거의 볼 수 없었지만 공립 학교, 특히 실업계 고등학교 등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급식비 납부를 어려워 했다”면서 “지원 기준이 까다로워서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도 못 받는 학생들을 영양사 생활을 하며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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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kuert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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