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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구글이 애플보다 무서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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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한국 진출 2년만에 국내에서 동영상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라고는 하지만 예삿일이 아니다. 인터넷 강국으로 통하는 한국시장에서 외국계 인터넷 사이트가 살아남기도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작년만 해도 세계적 명성을 누리는 글로벌 인터넷사이트들이 줄줄이 한국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세계적인 인맥관리사이트(SNS)인 마이스페이스는 지난해 2월 한국시장 진출 9개월만에 철수했고, 9월에는 3차원 가상현실사이트로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는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어 서비스를 종료하며 백기를 들고 물러갔다.
더욱이 누드 여자앵커로 북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던 네이키드뉴스는 지난해 7월 방송 한달만에 직원들이 야반도주해 그 자체가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국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현지화 실패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유튜브의 힘은 개방성과 네티즌의 자발적 참여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한국 네티즌을 의식해 현지화에 힘을 쏟은 것도 주효했다. 유튜브는 동영상 재생건수만 매주 10억건에 이를만큼 파워가 막강하다. 불과 10개월 전에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를 거부해 한국정부와 각을 세우고 대립하던 유튜브. 한국정부가 요즘 바로 그 사이트에 정책홍보를 하느라 공을 들이고 있으니 아이러니컬 하다. 메시지 전달과 광고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유튜브가 국내 간판스타였던 판도라TV 등을 제치고 동영상부문에서 점유율 31%로 1위가 됐다는 소식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유튜브의 주인이 구글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전자책 아이패드로 글로벌 아이(i)열풍을 몰고온 'IT업계의 이단아' 애플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요즘 IT업계에는 '구글경계론'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이달초 한 연찬회 모임에서 "애플보다 구글이 무섭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 이유를 떠올리면 IT생태계의 생존 방정식이 어렴풋하게나마 잡힐듯 싶다.
구글이 애플보다 무서운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개방성 때문이다. 구글의 오픈소스야말로 시장 점유율을 쑥쑥 끌어올리는 두레박과 같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에서 보듯 폐쇄성을 오히려 무기로 삼고 있다. 15만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담고 있는 앱스토어는 애플 아이폰 이용자들만의 놀이터다. 아이폰 파워가 막강하지만 일각에서 '매니아들의 전유물'이라고 폄하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의 문호는 열려 있다. 하지만 애플이 앱스토어의 성주(城主)를 자처하는 한 그 문은 쉽게 열릴 것 같지 않다. 애플은 OS(운영체제) 소스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단말기도 외부세력과 손잡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들어낸다.

하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크롬 등 OS 소스를 외부에 공개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외국기업 외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기업들까지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진영에 속속 합류하는 분위기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OS를 내세워 아이폰과의 한판승부를 공언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안드로이드의 개방성 덕분이다.

구글이 갖고 있는 개방성을 한꺼풀 더 벗겨보면 바로 '사용자들의 힘'이 숨어있음을 깨닫게 된다. 한 예로 구글은 디지털도서관이라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문가들이 아닌 평범한 대중을 십분 활용했다. 외부 전문가를 통한 '아웃소싱'이 아니라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는 기법을 통해 대중의 지식을 흡수한 것이다.

어느 사이트에 가입하려 할때 무분별한 이메일 자동수집 등을 방지하기 위해 흐릿하게 보이는 알파벳을 빈칸에 제대로 쓰라는 요청을 받은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대부분 별 생각없이 알파벳을 적고는 사이트에 가입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구글의 '캡차(CAPTCHA)프로그램'으로, 오래된 책 가운데 글자가 흐릿해진 것을 복원하는 작업이다. 이런 방식으로 하루에 약 2000만건의 단어를 무료로 해독한다니 '인터넷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이미지 라벨러'라는 게임도 구글이 사진에 맞는 제목 즉 정확한 태그를 붙이기 위해 고안해낸 것이다. 네티즌 두사람이 동일한 사진을 보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단어로 입력해 같은 단어를 올릴때마다 점수를 줘서 최고실력자를 가리는 게임이다. 이용자들이 게임에 빠져있는 사이에 구글은 자연스럽게 해당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단어를 추출해내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요즘들어 부쩍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대중의 지식을 이끌어내 활용하는 구글식 지혜가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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