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년,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례없는 IT발전을 일궈냈다. 그 사이 국내 휴대폰시장은 전 국민의 100%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록 규모가 커졌고, 초고속인터넷은 세계 최고의 인프라와 함께 사용률에서도 부동의 세계 1위를 견지하고 있다. 숫자만으로 보면 우리가 이룩한 'IT 왕국'에 자못 감회가 깊다. 다만, 그같은 숫자의 팽창은 점차 시장의 포화로 이어졌고, 가입자 수와 매출액이 기업의 순위를 결정하면서 1등을 다투는 통신업체들은 이전투구식 제로섬게임의 함정에 빠져들고 말았다.
우리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작은 것은 미래 발전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미 정점을 지나 하향곡선을 그리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탓이다. 한 예로 통신사업자들의 실제 매출 또한 줄어들고 있으며,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수 조원의 보조금을 쓰는 통에 그들의 기초체력도 서서히 말라 들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 세계시장이 많이 남아있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그런대로 버티고 있지만 작금의 아이폰 사태를 목도하면서 그 역시 오래 가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세계의 IT 강국'이 아니다. 우리는 왜 세계 최고의 IT강국이라는 평판을 소리 소문없이 구글이나 애플같은 업체에 넘겨주고 만 것일까. 왜 세계를 호령하던 우리 휴대폰업체들이 애플의 스마트폰 앞에서 주눅이 드는 걸까. 영국의 보다폰이 세계를 움직일 때 왜 한국의 해외통신사업들은 모두 맥없이 무너졌을까.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는 구글을 왜 인터넷왕국인 한국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일까. 옛날의 영광을 뒤로 하고 쓸쓸히 경쟁의 뒷전에 물러나 있어야 하는 것인가?.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다. IT업계에서 이제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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