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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법대, 사시에서 서울대 누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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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서울대 물렀거라.고대 나가신다".

최근 발표한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발표에서 '만년 2위' 고려대 법대가 사상 처음으로 서울대 법대를 누르고 법학전공자 합격자 수 1위에 올랐다. 고대 법대가 합격자 배출 1위에 오른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이번 사시에서 고대 법대 합격자는 155명으로, 153명인 서울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대학가에서는 로스쿨로 사법시험이 없어지기 전까지 고대는 사법시험에서 계속 서울대를 앞지를 것이른 전망이 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수한 신입생이 원동력

이번 사법고시에서 전체 합격자의 15% 수준을 고려대가 배출한 데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는 게 대학 입시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들은 그 첫번째 요인으로 우수한 신입생을 공격적으로 뽑은 대학당국의 전략을 꼽았다. 2000년대 들어 입시 전형이 다양화 되면서 서울대는 내신 비중을 높게 해서 신입생을 뽑은 반면, 고대는 수능성적을 중심으로 학생을 뽑았다.

고대의 입시전략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우수생들이 많이 몰려 내신은 불리한 반면, 수능성적은 우수한 특목고 학생들이 대거 입학한 것이다. 최근 사법시험에서 대원외고 학생이 매년 30~50명 합격한 것도 고대 법대의 성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외고를 중심으로 최상위권 학생들 상당수가 내신 비중이 높은 서울대 법대를 포기하고 고대 법대에 진학했다"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했기 때문에 시험 결과가 좋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앞으로 이같은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을 전망했다.
고대측도 우수한 학생들을 영입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정승환 고대 법대 교수는 "2002년부터 법대 입시의 커트라인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다"면서 "사시에 대비한 특강을 늘리는 등 학교측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고대 법대 정원이 서울대 법대 정원보다 많은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고대 법대 정원은 그동안 서울대 보다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 서울대가 정원을 급격히 줄이면서 고대의 정원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2004년 고대 291명, 서울대 205명까지 차이가 났고, 지난해에는 고대 223명 서울대 205명으로 정원 차이가 있었다. 서울대의 정원이 줄어들면서 서울대에 갈만한 우수한 학생이 고대 법대를 선택했고, 또한 우수한 학생으로 정원이 늘면서 당연히 사법시험 합격자수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법학전공자 강세로 서울대 후퇴

법대 관계자들은 사법시험의 출제경향에도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법학 전공자가 유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출제되면서 비전공자 합격자가 많았던 서울대가 타격을 입고, 법학전공자의 응시가 많은 고대가 그만큼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사법시험 2차 합격자 1009명 가운데 법학전공자는 819명으로 전체의 81.2%를 차지했다.

사법시험에서 비전공자의 비율이 감소하고 법학 전공자가 증가하면서 전체 합격자의 수(비전공자 포함)에서 서울대와 고대의 하격차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다시 말해 사법시험 서울대 아성은 이제 무너지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림이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합격자 격차는 2007년 165명에서 지난해 91명 올해 75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매년 30~40%에 이르던 서울대 합격자 비중이 2년 연속 20%대로 하락했다.

최근 서울대 최종합격자 비율은 ▲2003년 37.6%(341명) ▲2004년 34.6%(349명) ▲2005년 32.8%(328명) ▲2006년 33.7%(335명) ▲2007년 31.8%(320명) ▲2008년 27.3%(274명) ▲2009년 24.7%(249명)으로 하락세다.

A대학 법대 교수는 "최근 서울대의 부진은 서울대 비전공자들이 로스쿨로 방향을 틀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사법시험 합격자에서 비전공자의 비율이 떨어지고 있고,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선발인원이 감축되기 때문에 고대와 서울대간의 격차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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