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이라는 돌발 악재로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및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북한 조문단의 방남 이후 해빙기를 유지해온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진 남북해군의 서해상 충돌은 앞으로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주변정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북미대화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핵심은 제3차 서해교전이 우발적 충돌인지 아니면 북한의 계획적인 도발이냐는 것. 이번 사태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과 변수가 달라진다.
앞서 정운찬 국무총리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서해상 남북교전을 "우발적 충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경비정이 우리 측을 향해 수십 발의 조준사격을 한 점을 감안할 때 도발 의도 역시 배제하기도 힘들다. 일각에서는 유화국면으로 흐르는 남북 및 북미관계로 체제 이완을 우려한 북한의 군부 강경파가 계획적으로 충돌상황을 유도한 것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이 서해교전 현장에서는 도발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우발적이지 않았나 판단된다"면서도 "아직까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정확히 결론내리지 못했고 계속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의 추가도발이 없는 한 남북한 교류협력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해교전 당일인 10일 오후 개성공단을 오가는 경의선 육로통행은 물론 개성공단에서의 생산활동 역시 별다른 차질이 없었다. 다만 북한이 서해교전에 대한 보복 등 추가도발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란상황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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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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