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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 감독 "'내사랑 내곁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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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올 추석 극장가는 눈물로 가득하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때문이다. 개봉 1주일여 만에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박진표 감독은 여전히 근심에 차 보였다. "영화를 만들면 만들수록 더 힘들다"는 말이 엄살처럼 보이지만 충무로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연출하는 사람이라면 이 살 떨리는 긴장감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 '내 사랑 내 곁에', 사랑 3부작의 종착역
'내 사랑 내 곁에'는 박진표 감독의 네 번째 영화이자 세 번째 상업영화다. 데뷔작 '죽어도 좋아'와 한국 멜로영화 최고 흥행작인 '너는 내 운명'에 이어지는 '죽어도 너는 내 사랑' 3부작 혹은 소외된 사람들의 편견을 넘어선 사랑 3부작, 간단히 '사랑' 3부작의 종착역이다. 절대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박 감독의 전작 '그놈 목소리'를 포함한 네 작품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저도 그런 사랑을 못해서, 그런 사랑이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서 자꾸 영화로 만드는 것 같아요. 세상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사랑이라고 하지만 주위를 한두 번만 둘러봐도 있는 이야기예요. 절대적인 사랑이 없다고 생각하는 게 편견입니다. 노인들은 사랑할 수 없다는 것, 에이즈 환자는 결혼할 수 없다는 것, 불치병 환자는 프러포즈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그게 편견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박진표 감독이 '내 사랑 내 곁에'의 소재인 루게릭병을 떠올리게 된 것은 '그놈 목소리'를 찍고나서였다. 실화를 다룬 영화 세 편을 끝내고 나서 '당분간 실화를 소재려 영화를 만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실화가 주는 부담에서 벗어나 편하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찾다가 6인 병실의 몇몇 장면을 떠올렸고 그것이 '내 사랑 내 곁에'의 발단이었다.
"6인 병실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사랑이 삶이 되고 삶이 사랑이 되는 상황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사랑일까, 보내는 것이 사랑일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것 같습니다."


◆ "김명민 연기, 체중감량이 전부가 아니다"

문제는 루게릭병을 연기할 배우를 찾는 것이었다. "한때는 여자가 루게릭병을 앓고 남자가 간호하는 것도 생각했다"지만 눈에 띄게 체중을 줄일 만큼 여배우를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자 배우에게도 쉬운 일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원을 이미 캐스팅한 후에도 루게릭병 환자 역의 배우를 찾기 위해 박 감독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김명민을 캐스팅한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없어서 못하겠다'는 말을 제게 했기 때문입니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가 자신 없다고 하는데 신뢰가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김명민이 연기한 종우 역을 처음 설정할 때도 20kg을 뺄 생각은 없었습니다. 컴퓨터그래픽과 더미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어요."

김명민은 결과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그는 박 감독이 의도했던 것보다 체중을 더 줄인 것뿐만 아니라 루게릭병에 걸린 사람이 갖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낸 것이다. "체중감량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마케팅 포인트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김명민이 연기한 종우의 다양한 감정을 읽어내기를 주문했다.



◆ "모든 것은 현실 속에 있는 이야기"

'내 사랑 내 곁에'는 감독의 의도가 순수하게 그대로 드러나는 영화다. 체중감량이라는 이슈 때문에 김명민에게 시선이 집중된 감이 없지 않지만 '내 사랑 내 곁에'를 보다 보면 박 감독이 애초에 의도했던 것처럼 6인 병실의 조그만 우주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이 삶이고, 삶이 사랑인 사람들. 임하룡, 남능미, 손가인, 임성민, 임형준, 신신애 등의 역할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이유가 여기 있다.

박진표 감독은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는 감독도 아니고 1000만 관객을 모으는 대박 감독도 아니지만 작품성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몇 안 되는 연출가다. '내 사랑 내 곁에'는 감독의 존재를 지우는 대신 배우와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그만의 연출법이 다시 한번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박진표 감독이 만드는 영화의 핵심은 신파도 아니고 멜로도 아닌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다. 종종 그 사랑은 편견을 넘어선다. 너무 로맨틱한 것이 아니냐고? 박진표 감독은 "그 모든 것이 지극히 현실적"이라고 짧고 분명하게 답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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