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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클럽, 소속사와 대립각 세우기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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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아이돌 그룹의 팬클럽들이 해당 가수의 소속사와 오히려 대립각을 세우며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보통 소속사는 가수 및 그룹을 '키워주는 스승'으로 인식되며 팬클럽과 합심하는 사례가 많지만, 최근 들어 팬클럽들이 소속사를 오히려 추궁하고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등 독특한 양상까지 띠고 있다.
재범의 2PM 탈퇴와 미국행은 팬들이 JYP엔터테인먼트의 반대편에 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됐지만 소속사는 그를 껴안고 보듬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박진영이 10일 "2PM의 재범보다는 청년 박재범이 중요한 시기"라며 그에게 반성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지만, 2PM의 팬들은 오히려 소속사가 가수를 '내쳤다'며 불매운동 개시를 알렸다. 아무리 '자진탈퇴'라고 해도, 팬들은 믿지 않고 있다.

2PM의 60여개 팬클럽은 10일 '2PM 팬 연합 공동 성명서'를 발표, "4일만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재범을 지지하는 팬들은 박재범의 '탈퇴'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속사 가수를 지키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은 기획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한다. 2PM의 리더 박재범의 탈퇴와 관련된 기획사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동방신기의 일부 팬클럽은 시아준수 등 세 멤버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을 공론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신문광고를 통해 '동방신기의 전속계약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알리고 '동방신기는 원숭이가 아니다'며 SM을 비판했다.

또 불매운동도 시작했다. 동방신기의 팬클럽 '카시오페아'는 공지를 통해서 "팬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제품의 질이나 내용보다는 다수의 제품 출시에 치중하고 유사 콘텐츠를 반복 출시하는 등 모습을 보여왔다"고 주장하면서 SM관련 앨범, 화보, DVD, 벨소리, 컬러링 등 음악 관련 상품과 SM이 운영하는 외식업체 등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동방신기의 팬들은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동방신기의 팬카페인 '동네방네'는 12만 여명의 서명과 함께 진정서를 내며 "대한민국의 젊은이로서의 가치와 존엄을 훼손시키고 있는 바 하루 빨리 피해자가 심각한 인권 유린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피진정인의 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M이 관객의 안전 등을 고려해 취소한 'SM 타운 라이브 09'에 대해서는 소비자원에 구제 신청을 했다. '동네방네'는 지난 9일 "8월 16일 개최 예정이었던 'SM TOWN LIVE '09'에 대한 SM엔터테인먼트의 일방적인 취소로 인한 물질적, 정신적 손해에 대한 피해구제를 신청했다"면서 "SM의 공식적인 사과와 SM의 귀책사유로 취소된 이번 'SM TOWN LIVE '09' 입장료의 10% 배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들 팬클럽은 언론에도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처음에는 몇몇 제보 메일을 보내던 동방신기 팬들은 지난달부터 엔터테인먼트사 못지 않은 보도자료를 작성해 송고하는 등 체계를 잡기 시작했다. 11일 현재 각 언론사의 메일함이 가득 차도록 제보메일을 보내고 있는 2PM의 팬들도 조만간 이같은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팬들은 소속사에 대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현중의 신종플루 확진 소식을 접한 SS501의 팬들은 소속사에 대해 해외 스케줄을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팬들의 '소속사 불신'은 해당 가수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연예계 전반의 입장이다.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소속사와 인기가수는 그렇게 '강자-약자'의 구도도 아니며, 입장 표명 및 홍보 전략도 팬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

최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A의 한 관계자는 "팬들이 스케줄 방침이나 보도자료 작성법까지 시비를 걸 때가 많다"면서 "팬들이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거나, 엉뚱한 루머에 기인해 고집을 피우면 참 난감하다"고 피로함을 토로했다.

이어 "가수가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가수를 가장 걱정하고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소속사"라면서 "팬들이 믿고 따라줘야 소속사도 힘을 내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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