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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법 통과 영향은

최종수정 2009.07.23 12:20 기사입력 2009.07.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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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산업은행 등 민영화 촉진...은행권 M&A이슈 재부각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논란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현 정부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정책이 8부능선을 넘었다. 국회 상임위에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금산분리 완화의 '완결편'이 마무리되지만, 현재 통과된 법만으로도 금융업계에 다각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산업은행, 우리금융 등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들의 민영화를 촉진하고, 글로벌 신용경색과 같은 위기 상황 재발시 은행들의 자본확충 수단이 늘어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돼 있는 은행들의 인수합병(M&A) 이슈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기업의 은행 소유에 따른 사(私)금고화와 경제력 집중 심화 우려가 만만치 않아 법 시행 과정에서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공기업 민영화 탄력=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한 은행법 개정안과 이번 국회에서 가결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가운데 산업자본의 은행(지주회사) 지분 소유한도 규정은 오는 10월 10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산업자본이 은행 또는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직접 소유할 수 있는 한도가 현행 4%에서 9%로 늘어난다. 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막기 위해 1995년 지분한도를 8%에서 4%로 낮춘 지 14년 만에 다시 확대한 것이다.

산업자본의 사모펀드(PEF) 출자 한도 역시 현행 10%에서 18%로 늘어났다. 1조원 규모의 PEF에 산업자본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1800억원을 투자해도 이 PEF는 산업자본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인데, 대기업이 PEF를 통해 간접적으로 은행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난 셈이다. 대기업집단 계열사의 PEF 출자 지분 합계액도 현행 30%에서 36%로 높아졌다. 예컨대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여러 대기업들이 연합해서 PEF 지분을 최대 36% 획득하고, 이렇게 조성된 PEF가 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치로 가장 먼저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우리금융과 산업은행이다. 정부(예금보험공사)가 지분 73%를 가진 대주주인 우리금융은 경영권과 무관한 소수 지분(23%)를 우선 블록세일 방식으로 나눠서 매각할 예정이다. 향후 우리금융 주가가 좀 더 올라 소수지분 매각이 본격 시작되면, 국내 대기업 자본의 유입을 예상할 수 있다. 산업은행 역시 오는 10월 정책금융공사와 산은 지주회사로 분할한뒤 지주회사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어서, 이 과정에서 대기업 자본이 포함된 PEF들의 참여를 점쳐 볼 수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정부소유 은행지주회사의 민영화 촉진과 은행 자본확충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이유로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금융지주회사법 통과로 금융공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공기업외에 일반 은행들의 인수합병(M&A)이슈도 부각될 전망이다. 현재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주요 대형은행들이 지주회사 체제에 속해 있고, 지주회사가 이들 은행의 지분을 100% 갖고 있기 때문에 산업자본이 지주회사 지분을 인수하면 은행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특히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대다수 지주회사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9%는 단독 최대주주 또는 2대주주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금융지주회사가 대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분을 나눠가지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주채무계열 재무평가 처럼 산업자본을 감시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는 은행이 대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보험지주 탄생하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의 또다른 핵심 내용은 증권ㆍ보험 등 비은행 지주회사가 제조업 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는 계약자 이익 훼손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 지주회사가 직접 지배하는 경우에만 비금융계열사 보유를 허용한다. 반면 증권 중심의 지주회사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따라서 지주회사-증권사-비금융 손자회사 구도가 가능하다.

이 법은 삼성그룹에 대한 특혜 시비가 일면서 논란이 됐다. 다만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한 지주회사를 만들어도 현재 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7.21%)을 지주회사가 받아주거나, 다른 계열사에 처분해야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실현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한편 금융지주회사법 통과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법은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규제완화와 형평을 맞춰,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와 제조업 계열사를 동시에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되, 금융·제조업 계열사가 상호출자를 할수는 없도록 했다. 지주회사 전환중인 SK그룹(SK증권)를 비롯해, 한화그룹(대한생명), 다우그룹(키움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곳이 수혜자로 꼽힌다. 다만 이 법이 현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법안의 '완결판' 역할을 하는데다, 금융지주회사법 처럼 사전 대주주적격성 심사 조항이 없어 국회 통과 과정에서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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