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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광양항-1]북중국 환적화물 '뚝'

최종수정 2009.01.12 15:31 기사입력 2009.01.12 15:31

동북아 허브포트의 기치를 내걸고 건설한 광양컨테이너항이 개장 11년째를 맞고 있으나 북중국 등 국내외 항만 환경변화에 따라 심각한 화물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광양항의 위기는 어디에서 오고 있으며 대책은 무엇인지 5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북중국 환적화물이 몰려오지 않는다

청도ㆍ천진ㆍ대련 등 북중국 항만들이 무한경쟁을 벌이면서 일반화물은 물론 국내에서 취급하고 있는 환적(T/S)화물까지도 자국 항만을 이용하도록 지속적인 정책을 펴고 있어 화물난을 겪고 있는 국내 항만에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광양컨테이너항 건설 초기만 해도 북중국 3대 항만은 수심이 낮은 재래식 부두에다 주 간선항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피더(Feeder)선을 이용, 광양항을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동북아 '허브포트(Hub-Port)'로서 발전 가능성을 한층 높여줬다. 그러나 광양컨테이너항 개장 10년이 지난 지금 그같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

개혁 개방에 따라 급성장한 중국 경제는 급증하는 수출입 물동량으로 재래부두 대신 현대화된 부두를 발빠르게 건설했다.

청도항은 최고 수심 17m,100t 규모의 갠트리 크레인 등 장비를 갖추고 1만3000TEU급까지 정박할 수 있는 총 13선석의 현대화된 부두를 건설했으며 2010년까지 22개 선석으로 늘리는 부두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수도권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천진항도 현재 25선석이 개발돼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5만t급 이상 전용선석만 12선석, 올 상반기에 3선석을 추가로 준공하고 향후 14선석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동북 3성의 관문인 대련항은 현재 12개 선석을 확보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항만 개발사업을 벌여 오는 2012년까지 19선석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3대 항만 화물유치 무한경쟁 나서

이들 항만은 개발 초부터 2010년에 1000만TEU 화물을 처리한다는 목표로 경쟁에 나섰고, 지난해 청도항이 1000만TEU를 맨먼저 달성했다.

2006년 770만TEU, 2007년 946만TEU를 처리하던 청도항은 지난해 말 1000만TEU를 달성했고, 천진항은 2006년 595만TEU, 2007년 710만TEU, 2008년 850만TEU, 대련항은 2006년 321만TEU, 2007년 381만TEU, 2008년 450TEU 목표를 각각 달성했다.

이런 물량 증가는 그동안 연평균 20%정도로 급성장해왔으나 지난해 말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되면서 지금은 급속한 둔화세를 보여 향후 물량추이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끟환적화물도 자국 항만에서 처리

청도ㆍ천진ㆍ대련 등 북중국 3개 항만은 간선항로와 멀어 지리적으로 매우 열악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직기항 모선(母船)이 대거 기항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선복량을 메워 줄 수 있는 대량의 화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4~5년 전부터 출현하기 시작한 직기항 선박은 현재 전체 화물의 70%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

실제로 천진항만에서 지난해 4월 한달동안 처리된 수출물량을 보면 총 17만8646TEU 가운데 직기항 화물량이 70%인 12만5507TEU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30% 정도가 한국ㆍ홍콩 등 다른나라 항만에서 환적,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 한국은 환적화물의 23%인 1만5335TEU이고 홍콩이 1.7%인 1197TEU, 싱가폴이 13.7%인 9393TEU, 기타 항만이 39.7%인 2만7214TEU를 차지하고 있다.

목적지별로는 우리와 관련이 많은 미국 동ㆍ서부와 캐나다 등 미주 환적화물은 69.8%가 한국항만을 통해 처리하고 있고 홍콩이 1.5%인 211TEU, 기타 항만에서 28.7%인 4059TEU를 처리해 미주 화물 환적은 한국이 가장 많이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환적화물은 94.7%가 부산항(연간 581만TEU)에서 이뤄지고 광양항은 겨우 5.3%(연간 33만TEU)에 그치고 있다.

북중국 항만들은 최근 들어 한국 등 타국 항만 이용을 줄이고 자국 항만 이용을 늘리기 위해 자국 항만에서 환적할 경우 환적비용을 하역비의 30% 밖에 받지 않고 일괄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획기적인 인센티브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국 항만 이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선대 개편 움직임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세계 경기침체로 중국 해운업도 화물난에다 운임 폭락이라는 2중고를 겪고 있다. 북중국의 항만들도 미국 수출 부진과 국내기업 도산 등으로 화물량이 급속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고유가로 인한 수송비 급락으로 2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해운사들은 경비절감 등 경영합리화 조치로 운항 선박을 줄이고 모선을 빼는 등 비상대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청도에서 구주로 가는 컨테이너화물의 운임이 개당(40피트 기준) 2800달러 하던 것이 450달러, 미주는 2300달러에서 1500달러로 폭락, 해운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한 중국 해운사는 8~9척 되는 선대를 물량 감소로 없애고 바다 위에 고스란히 배를 띄워놓고 있는 실정이다. 운항하는 것보다 놀리는 것이 적자폭을 줄인다는 계산 때문이다.

한진해운도 16년간이나 천진~광양~부산~심천~싱가폴로 이어지는 서비스 노선을 유류비 상승으로 이 달부터 천진을 빼고 청도~광양~부산~싱가폴로 대체하는 등 노선을 일부 변경했다. 다른 선사들도 유류비 절약을 위해 2개 라인을 1개 라인으로 합치고 2개월에 1회 운항서비스를 줄이는 등 경영합리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류비가 인하되더라도 물량이 줄어 당분간 선대 개편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청도ㆍ천진ㆍ대련은 주간선 항로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천진까지 입출항을 하는데 최고 45시간이나 소요되기 때문에 당초우리가 기대했던 환적항 기능이 되살아 날 수도 있다는 다소 희망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광양=김귀진 기자

인터뷰=정부영 한진해운 청도지점장

"요즘 북중국 3개 항만이 운항기간을 짧은 방향으로 선대를 개편하고 있으며 올해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정부영 한진해운 청도지점장은 "해운업의 어려움이 장기화 되면 허브기능을 하는 항만이 필요하게 되기에,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살려 광양항을 허브포트로 적극 살려나가면 최소한 4~5년은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선대 개편에 따른 허브포트 육성을 주문했다.

정 지점장은 이어 "환적화물 유치를 위해 중국 COSCO(중국 국영 해운사)가 일본 요코하마항을 환적항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요코하마보다 더 양호한 위치에 있는 광양항이 외국 대형 해운사의 환적항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운사들이 현재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올 하반기에는 1만TEU급 초대형 선박이 출현할 계획인데 북중국 항만에 기항하기는 쉽지 않아 허브포트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적극적인 유치전략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도 생존전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지점장은 아울러 "광양항과는 달리 북중국 항만들은 농무가 심해 클로스(Close)되는 경우가 많아 선사들이 북중국 항만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있는 실정이어서 위기를 기회로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광양=김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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