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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다문화시대.. 다문화가정 보듬어야

최종수정 2008.10.23 09:02기사입력 2008.10.21 12:43

얼마전 KBS 2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에서는 ‘지리산댁 샬롯’이라는 5부작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주인공인 샬롯은 캐나다에서 건너온 파란 눈의 외국인 며느리. 결혼 10년차 주부이자 삼남매의 어머니인 그녀가 완벽한 한국 며느리로 거듭나기 위한 고군분투기를 그렸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애들은?” “밥먹자” “불꺼라” 세 마디만 내뱉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인 남편 서승원씨,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손짓·발짓으로 대화를 나눴지만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할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시어머니, 그리고 귀여운 서동재·용진·탄야 3남매. 이들 3대 가족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그렸다.

‘인간극장’에서는 ‘지리산댁 샬롯’편 이전에 ‘아이 러브 단테’ 4부작도 선보였다. 이 편의 주인공은 호주에서 온 외국인 사위 코리 델 로시와 경상도 토박이 정향현씨 부부. 5년 전 결혼한 그들은 멋진 부모가 되기 위한 4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끝에 얻은 귀한 아들 단테를 키우는 극성맞은 육아일기를 다뤘다.

KBS 2TV의 인기 프로그램인 ‘인간극장’에서 외국인 며느리와 외국인 사위의 이야기를 잇따라 다룬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다문화가정이 많다는 반증이다. 다문화 가정이란 국제결혼을 통해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인 가정을 말한다.

‘단일민족’을 중시하는 우리 민족의 관습상 예전에는 국제결혼이 아주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다문화시대 맞이하면서 국제결혼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다.
2000년 이전만 해도 연간 1만 쌍도 채 안 됐지만, 2005년부터는 연간 4만여 쌍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전체 결혼 건수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 중 상당수가 농촌 총각과 동남아 외국인 처녀의 국제결혼이다.

이처럼 외국계 결혼 이주자가 이처럼 급속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적 배타성이 강한 우리의 국민의식은 아직 농경시대의 ‘순혈(純血)주의’에 머물러 있다.
지난 6월 교육방송(EBS)이 국제결혼 이주자 85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8.7%가 한국사회 정착에 가장 큰 장애요소로 ‘심각한 사회적 편견’을 꼽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다문화가정의 2세 교육이다. 14만 명이 넘는 결혼 이주자들은 언어?문화적 이질감 못지않게 2세들의 사회적응 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 피가 섞인 ‘혼혈’에 대한 거부감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만큼 다문화가정 2세들은 언어 및 학습 여건 미비, 정체성 혼란, 언제 ‘왕따’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노출돼 있다.

‘인간극장- 지리산댁 샬롯’ 편에서 서승원씨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한국인이다”라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한국인 남편과 캐나다인 아내인 서승원씨 부부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한국인 남편과 동남아인 부인, 한국인 남편과 흑인 아내가 2세 때문에 겪는 심리적 고통은 훨씬 심하다.

동남아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 또는 흑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정부가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을 위해 4년간 7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내년에만 13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기초학력 향상 등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단일민족’이라는 배타성의 벽을 깨고 다른 인종·문화·가치까지 보듬는 열린 마음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김철진 온라인뉴스부장 eagl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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