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그동안 '탈(脫) 중국화'를 외치며 '타이완'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하려 애썼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 아래 대만 독립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은 것은 양안관계의 변화된 모습을 잘 보여준다.
대만 국민당의 우보슝(吳伯雄) 주석은 지난달 26일부터 엿새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59년 동안 막혀 있었던 양안 실무 대화의 물꼬를 텄다. 우 주석은 후 주석과 회담한 후 변화된 양안관계를 "비가 온 뒤 하늘이 개고 있다"는 말로 표현했다.
어우훙롄(毆鴻煉) 대만 외교부장은 "이제 더 이상 외교 활동의 우선 순위를 수교국 늘리기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만 독립을 고집하며 지난 50여년 동안 공들여온 수교국 늘리기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어 부장은 외교 무대에서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같은 국제기구에 가입할 때도 타이완이 아닌 중화타이베이라는 명칭을 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안이 화해무드로 돌입하면서 중국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의 이른바 '국공회담',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海協會)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海基會) 간 양안협상 채널도 풀가동되고 있다.
해협회는 2005년 이후 공석인 회장에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천윈린(陳雲林) 주임을 선출했다. 해기회도 공석인 이사장에 장빙쿤(江丙坤) 재정부장을 임명했다.
오는 11일 해기회의 장 이사장이 나흘 일정으로 해협회의 천 회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양안의 관광객 교류와 주말 직항노선 개통 문제가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안관계를 화해 무드로 이끄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대만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다음달부터 중국 본토 관광객의 대만 방문과 양안 간 직항 노선 개통부터 단행하자고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