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앞둔 ECB, 경제리스크에 갇혔다

유럽중앙은행(ECB)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올해 말 출구전략을 선언한 유럽중앙은행(ECB)이 13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갈수록 악화하는 경제지표와 우울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갇혔다. 이날 ECB는 지난 4년간 지속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한편, 향후 3년간의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도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매체 C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는 이날 회의에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향후 재투자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영국에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 중 세번째로 이뤄지는 통화정책 정상화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지난 회의에서도 "지표가 중기물가목표치에 부합한다면 채권매입프로그램을 12월에 끝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활동지표,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둔화하고 보호무역, 신흥시장 등 리스크는 커지고 있어 ECB로서는 출구전략 이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NBC는 "드라기 총재가 다시 한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한다"며 "이탈리아 예산안 사태는 여전히 ECB에게 골칫거리"라고 분석했다. WSJ 역시 "일각에서는 저금리가 지나치게 오래 이뤄졌다는 지적도 있다"며 "독일 성장세 둔화, 이탈리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의 여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경기부양 효과는 가져왔을지 몰라도, 정치적으로 독일과 다른 회원국 간 통화정책 갈등을 부추겼다고도 꼬집고 있다. ECB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 차이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EU 각국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 등이 대두하며 앞으로 이 같은 갈등은 더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ECB의 정책속도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EU집행위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인 유로존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기존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그 이유로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 이탈리아 예산안사태에 따른 일부 회원국의 국가채무 증가 여파, 미국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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