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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후폭풍]다시 고개드는 그린벨트 투기판



강남권 매수문의 급증…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기획부동산 정황도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는 '9ㆍ13 부동산 대책'에 담기지 않았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카드를 꺼낼 경우 또 다른 투기수요가 가세할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그린벨트를 밀어내고 조성한 택지지구와 그 주변 상권형성 후보지에 토지보상에 따른 유동성과 막대한 투기성 민간자금이 집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강남권 그린벨트 땅값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그린벨트 내 토지를 대량매입해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까지 등장했다.

13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공급을 늘릴 것이라는 얘기가 돌자마자 살만한 땅을 골라달라는 매수문의가 부쩍 늘었다"면서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더니 이제는 그 수요가 토지로 옮아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초구 내곡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도 "벌써 3.3㎡당 수백만원씩 호가가 치솟았고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과거 그린벨트 토지매매로 큰 시세차익을 거둔 투자자들이 이곳으로 몰려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강남권 그린벨트 주변 공인중개소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 세곡동 그린벨트 토지 중 전답은 3.3㎡당 700만~800만원 선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그린벨트 해제 이슈가 불거지기 전엔 500만원 선이었고 급매의 경우 300만~400만원 수준이었다. 임야는 100만~200만원 수준이다. 입지별 시세는 인근 수서역세권 개발에 따라 현재 지급을 진행 중인 토지보상액 수준과 비슷하게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곡동 그린벨트 대지와 임야 시세도 세곡동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매물이 거의 없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이처럼 그린벨트 해제 흐름이 엿보이면 우선 해당 지역 땅값이 먼저 반응한다. 특히 그린벨트가 풀려도 개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임야보다는 곧바로 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대지와 전답 시세가 치솟는다. 이후 정부가 실제로 그린벨트를 풀고 아파트 등이 들어설 주요 택지지구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하면 본격적인 2라운드 투기판이 열린다. 토지보상에 따른 막대한 유동성과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민간 개발업자들의 투기수요가 가세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그린벨트 투자는 정부 손이 뻗치는 선행 개발지가 아닌 민간기업에서 손을 댈 후행 개발지가 더 알짜로 여겨진다"면서 "주거지가 들어설 주변으로 확장되는 예상 상업지역 내 꼬마빌딩 등에 막대한 투자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세곡동과 내곡동 인근 낡은 주택가는 330㎡(100평) 내외다. 건물값은 포함하지 않고 지목대로 만으로도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세곡동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옛날 집터를 땅값만 주고 사려는 문의가 많다"면서 "대략 3.3㎡당 2500만원을 부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성남시 금토동 땅값도 약 10개월 만에 2~3배나 뛰었다.

수도권 지역에선 그린벨트 내 토지를 대량매입해 쪼개파는 기획부동산으로 의심가는 거래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개월(4~8월) 동안 총 315건 토지거래가 발생했는데 거래량은 시흥시 하중동(159건), 과천시 과천동(69건), 광명시 노온사동(45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특히 월별 거래량의 경우 과천과 의왕시 포일동의 8월 토지거래 건수가 전월과 비교해 급격히 늘어났다. 과천의 경우 7월 7건에서 8월 24건, 의왕은 7월 1건에서 8월 15건으로 급증했다. 이른바 '쪼개기'로 의심되는 지분거래의 경우 과천과 의왕의 4~7월간 거래 건수는 월평균 3건에 불과했지만 8월에는 31건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과천과 의왕은 지난 5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출한 신규택지 후보지역에 포함된 곳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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