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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잡은 서울스퀘어 놓친 하나금투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다음주 정도면 (서울스퀘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 발표될 예정입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0일, 하나금융투자가 서울스퀘어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하나금투 관계자의 말이다. 하나금투는 서울스퀘어 인수 추진을 부인하지 않았다. 비공개 입찰 방식에서 단독 입찰함에 따라 조만간 발표될 우선협상대상자에 하나금투가 선정될 예정이라고 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인수 금액 등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일주일 뒤 발표된다던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 가량 흐른 뒤 나타난 결과는 엉뚱했다. 12일 발표된 서울스퀘어의 매수 우선협상자에 전혀 예상치 못한 NH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하나금투의 이름은 온데간데없었다. 한 달간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지하 2층~지상 23층으로 연면적 13만2806㎡에 달하는 서울스퀘어는 서울 중심에 위치한 덕에 자연스레 유명세를 탔다. 지난 1977년 대우건물 사옥으로 지어진 뒤 외환위기때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매각됐다. 이후 2007년 모건스탠리가 9600억원대에 이 건물을 사들인 뒤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서울스퀘어로 이름을 바꿨다.

유명세와 달리 높은 공실률 때문에 한동안 매각에 난항을 겪었다. 수 년간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못한 것은 물론 매각 작업도 수 차례 미뤄졌다. 지난해 1월엔 공실률이 20%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서울스퀘어 일부를 장기 임차하면서 빌딩 가치가 재평가되고 SK플래닛, 11번가 등을 비롯한 여러 업체가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공실 관련 리스크가 많이 줄었다.

이때부터 매각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하반기 들어 서울스퀘어 인수를 위해 하나금투와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ARA와 KB증권이 컨소시엄을 이룬 ARA-KB가 물밑 작업 중이었다. 지난달 초 협상 막판 인수 가격을 높게 책정한 하나금투로 낙점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발표 직전 언론 보도로 서울스퀘어가 팔린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후 인수 의사를 표명하는 투자자들이 급작스레 늘었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스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부동산투자회사 메이플트리, NH투자증권 등 3곳이다.

인수 후보군이 늘자 서울스퀘어 소유주인 알파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우선협상자 발표 시점을 연기했다. 나중에 들어온 투자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투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회수해야 하는 알파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입장에선 손해볼 게 없었다. 갑자기 인수전이 5파전 양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후 3~4주간 눈치작전이 다시 시작됐고, 결국 최대 금액을 써 낸 NH투자증권이 최종 우선협상자로 낙점됐다. 하나금투 입장에선 다 잡은 물고기를 한 순간에 놓쳐 버리는 신세가 됐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시장에서 하나금투가 인수 의지를 표명할 정도면 수익성이 어느정도 검증이 됐다고 판단해 인수 후보군이 늘어난 것 같다"며 "언론 보도로 인수 금액이 어느정도 오픈되면서 (인수)전략이 노출돼 밀린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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