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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다 더 드립니다"…LCC 외국인 기장 모시기

제주·티웨이, 외국계 에이전시 통해 외국인 기장 모집…'LCC 최초'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숙련된 기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형항공사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걸고 외국인 조종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외국계 에이전시 C사를 통해 비행시간 4000시간(지휘기장 1000시간) 이상 B737기 경력 기장 모집 공고를 내고 채용을 진행 중이다. C사는 제주항공을 대신해 이달 말까지 지원서를 접수를 받고, 제주항공 임원들이 직접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서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C사를 통해 비행시간 5000시간(지휘기장 500시간) 이상의 3년 계약직 외국인 기장 채용 공고를 냈다. 양사 모두 정확한 채용 인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외국계 에이전시를 통한 외국인 기장 충원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외국계 에이전시를 통한 기장 채용을 시작했고, 정확한 채용 규모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LCC들이 외국인 기장 채용을 위해 내건 조건은 파격적이다. 제주항공은 B737을 모는 비행시간 4000시간(지휘기장 1000시간) 이상의 외국인 기장을 모집하면서 매월 세후 기준 1만2000달러를 급여로 제시했다. 현재 환율(1129.5원)로 계산했을 때 연봉이 세후 1억6300만원 수준이다. 급여 외에 에이전시에 지급하는 수수료까지 계산하면 외국인 기장 한 명을 사용하는데 지급하는 돈은 2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비행시간 5000시간(지휘기장 500시간) 이상의 3년 단기 계약직 외국인 기장을 모집하는데 매월 세후기준 1만달러(연봉 기준 1억3550만원)를 제시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지난 5월 외국계 에이전시 R사를 통해 비슷한 경력의 동일 기종 경력 기장 채용에서 제시한 급여 9480달러 보다 27% 높은 수준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외국인 기장들에게는 숙소로 아파트를 제공하고 한 달에 최장 연속 11일까지 휴가를 제공한다. 그밖에 연간 지급되는 우대 항공권, 보너스, 근무수당 등 복리 혜택도 다양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가족들을 만나러 오갈 때 지급되는 항공권 혜택이 대형항공사 대비 적다는 점에서 연봉을 파격적으로 올려 지원자를 확보하려는 유인책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LCC들이 이례적으로 외국계 에이전시를 통한 외국인 기장 채용을 본격화 한 것은 기장 부족 탓이다. 직접 채용을 통한 외국인 조종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고육지책으로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을 감내하고 외국계 에이전시를 통한 채용을 본격화 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앞서 지난 2월 직접 미국에 가서 남미 출신 기장 3명을 채용했지만 3명 모두 교육만 받다가 중간에 퇴사했다.

LCC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 출신 부기장들이 LCC에서 3~4년 만에 기장으로 승급해 다시 중국 등 해외 항공사로 이직하는 패턴이 뚜렷해지면서 LCC들이 숙련된 기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항공기 추가 도입 계획에 따른 소요 인력을 감안하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대형항공사 한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들이 연봉 1억5000만~1억7000만원을 받는 3~4년차 기장들에게 세후 기준 3억원 이상을 제시하며 국내 항공사 기장들을 스카웃하면서 중국 이탈이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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