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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배선카' 시장도 대기업 진출…'직격탄' 맞은 中企 "억울하다"

김종섭 명세CMK 대표가 대기업의 병원 배선카 시장 진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대기업이 환자 급식 장비인 '배선카' 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입해 중소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이 수년간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등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처음 개척한 사업 영역에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배선카 전문업체인 명세CMK의 김종섭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비전문기업인 주방설비업체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빌미로 배선카 시장에서 직접 영업과 판매행위를 해오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진출한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와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근절되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가 지목한 대기업은 CJ프레시웨이다. 이 업체는 지난 3월 주방설비 전문기업인 대륭과 병원용 배선카 개발ㆍ생산 및 브랜드 출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CJ프레시웨이는 대륭에서 개발 생산한 배선카의 영업과 브랜드 관리를 담당한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1997년 배선카 분야에 뛰어들어 4년6개월간의 혹독한 기술개발과 제품성능을 검증받아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회사 자체 브랜드인 '해피 카트'를 국내 병원 등 400여곳에 4000대 이상을 납품해 오고 있다"며 "하지만 대기업이 배선카 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입함으로써 심각한 수주 급감과 경영애로에 봉착하고 말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명세CMK는 25년째 환자식 온ㆍ냉 배선카만을 제조ㆍ판매하고 있는 전문업체다. 밥ㆍ국 등 보온이 필요한 음식은 따뜻하게 보관하고, 반찬ㆍ음료수 등 냉장이 필요한 음식은 차갑게 보관할 수 있는 환자 급식 장비를 개발해 선보였다.

명세CMK의 '환자식 온ㆍ냉 배선카'


김 대표는 좁은 국내 배선카 시장 수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2007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힘썼다. 그 결과 동남아, 중동, 유럽 등 해외 대형병원 40여곳에 600대 이상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국내 배선카 시장은 연간 40억원 내외의 대기업의 틈새시장으로 중소기업이 처음 개척한 사업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대표는 "그것도 모자라 중국산 저가 제품을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와 헐값에 기존 우리의 주요거래처에 납품함으로써 매출부진으로 기업경영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유출 특허침해 소송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억울함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대기업의 이런 영업 행태가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배선카 한 제품에 20년 간 전념해 온 우리 회사의 운명이 어느 한 대기업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억울하고, 오로지 경영자만 믿고 헌신한 직원의 장래도 보장할 수 없는 현실에 오늘도 밤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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