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별세]유력했지만 결국 권좌 못잡은 '영원한 2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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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23일 별세한 김종필 전 총재는 한국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결국 '1인자'의 위지에는 오르지 못한 비극적인 정치인이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3김(金) 시대'를 이끌었다. 김 전 총리는 9선에 이르는 선수와 유력 정당의 당수였으며 두차례나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결국 대통령 자리에는 인연이 없었다.

그가 2인자의 인생을 걸어온 것은 5·16이 벌어진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박정희 정권의 핵심인물로 떠오르면 초기 정권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후 중앙정보부장을 지내며 한일협상 등을 주도했고 1963년에는 공화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이후 정권 주변 인사들의 끊임없는 견제를 당했다.

5공이 들어서자 잠시 영어의 몸이 됐던 그는 1987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하며 13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4위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듬해 총선에서 충청을 기반으로 35석을 확보하면서 존재감을 보였다.

1인자가 되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지만 4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자 그는 결국 그는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또다시 2인자을 선택했다. 이때부터 충청을 기반으로 한 '캐스팅 보트'를 통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이는 결국 자신의 기반을 충청권으로 한정시키는 한계를 규정한 꼴이었다.

1992년, 1997년 대선을 통해 양김을 대권에 올렸지만 본인이 1인자가 되는 길이 너무 멀어보이자 그는 결국 내각제를 통해 정권을 잡는 것으로 방향을 튼다.

1995년 민자당을 탈당해 자민련을 창당한 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와 손을 잡고 `DJP 연합'을 성사시키며 헌정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일궜다.

그는 이후 국무총리를 지내며 존재감을 보였지만, 이후 내각제 파동·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안 파동 등으로 DJ와의 인연도 멀어지게 된다.

이후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한 재기를 노렸으나 10선(選) 도전에 실패한 것은 물론 4명의 의원만 배출하는 굴욕적 참패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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