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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타임 평창] 4개 페널티와 올림픽 첫골, 그 안에 랜디 그리핀의 스토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페널티는 네 개. 그리고 올림픽 첫 골.

이번 한일전의 주연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공격수 랜디 희수 그리핀이었다.
랜디 그리핀은 14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일본을 상대로 출전해 우리 여자아이스하키 역사상 올림픽 첫 골을 넣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한일전은 우리의 1-4 패배로 끝났지만 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랜디 그리핀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2분9초에 페널티를 범해 2분간 퇴장 판정을 받았다. 핸디 그리핀을 빙판을 떠난 사이 일본에는 파워플레이 찬스가 주어졌다. 단일팀은 수세에 몰렸다. 3분58초에 결국 두 번째 실점을 했다. 랜디 그리핀의 페널티가 아쉬웠던 장면. 랜디 그리핀의 마음도 좋지 않았을 것 같았다.

랜디 그리핀은 2피리어드에 만회했다. 2피리어드 9분31초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단일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기다려왔던 골. 랜디 그리핀은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의 패스를 받아 지체 없이 슛을 날렸고 일본 골리 두 다리 사이를 통과해 골망을 흔들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터트린 골이어서 감격은 더 컸다.

랜디 그리핀은 이후에 스케이팅이 가벼워졌다. 부담을 덜고 더욱 공격에 집중했다. 수비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런 탓에 페널티도 세 개 더 범했다. 그만큼 일본 공격수를 괴롭히려는 의지가 강했다. 다만 심판의 판정이 아쉬울 뿐이었다. 단일팀은 일본에 결국 1-4로 졌다. 아쉽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었다. 그리핀의 올림픽 첫 골 덕분이었다.

그리핀은 이 골을 넣기까지 먼 길을 돌아와야 했다.
'희수'라는 미들 네임을 물려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리핀은 지난해 3월 특별귀화한 선수다. 1980년대에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 간 외할아버지는 한국에서 정부 고위 관료를 지냈다.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는'재원'인 그리핀은 아이스하키가 자신의 인생에서 더 중요하다며 한국 대표팀에서 뛰기 위해 휴학계를 냈다.

특별귀화 전에도 2015년부터 초청 선수 자격으로 대표팀 경기를 소화했다. 10살 때 아이스하키를 접한 그리핀은 22살에 대학을 졸업한 뒤 뛸 팀이 없어 아이스하키를 그만둔 적이 있다. 그러다 공격수 박은정(캐롤라인 박)을 통해 그리핀의존재를 알게 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러브콜'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과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2살 때 아이스하키를 그만둬야 했을 때는 10년간 사귄 사람과 헤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면서 "그런데 그로부터 7년 뒤 그 사람이 다시 전화해서 '우리 다시 만날까'라고 물어봤다. 내 대답은 '그래요. 물론이죠'였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겪는 시간은 모두 랜디 그리핀에게 소중하다. 한일전 득점까지 나와 더욱 그랬을 것 같다. 아직 랜디 그리핀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단일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순위결정전 두 경기에 나가야 한다. 랜디 그리핀의 활약이 계속 된다면 단일팀은 올림픽에서 더 많은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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