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칼럼]

윤제림의 행인일기

외암리에서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차를 세우고 국수집부터 찾았습니다. 여기 온 진짜 이유가 거기 있었으니까요. 그 집은 여전히 옛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외관은 좀 변했지만 음식 맛은 여전합니다. ...
2018.04.20 09:25

목련꽃 그늘 아래서
본가(本家)에 들렀다가, 거기까지 갔습니다. 제 모교가 있던 자리입니다. '자리'라고 말하기도 쑥스럽습니다. 내력을 적은 표지판 하나 없고, 옛 절터만큼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은 까닭입니다. ...
2018.04.13 09:16

한옥마을에서
새 학기라서, 학생들과 이런 대화를 자주 하게 됩니다. "집이 어딘가?" "서울입니다." "서울 어디?" "불광동입니다." "거기서 나고 자랐나?" "네. 저는 서울 토박입니다." "부모님은?" "아버지...
2018.04.06 10:13

외솔기념비 앞에서
사사오입(四捨五入). 셈법에서 쓰는 말입니다. '5 미만의 수는 버리고, 그 이상이면 윗자리로 올려 넣는'다는 뜻입니다. 제1공화국 3대국회가 억지로 헌법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유명해졌지요....
2018.03.30 09:31

임진강에서
'외로운 식량'. '박찬'(1949-2007)시인의 유고집입니다. 책을 받던 날 저는, 가슴이 많이 시리고 아팠습니다. 선배의 죽음을 속절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편물에 적힌 낯선 ...
2018.03.23 10:11

바람 속에서
갑자기, 제주 서귀포 안덕면 ‘비오토피아’(BIOTOPIA) 생각이 났습니다. 산방산과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중산간의 명소지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생태공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무척 커 보...
2018.03.16 09:01

그들 편에서
산골짜기 유원지 식당 골목입니다. 기와지붕을 이고 앉은 집 한 채가 눈길을 끕니다. 문 앞에는 닭의 '형상'을 한 조각이 있습니다. 실물 같습니다. 바깥벽엔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큼직한 나...
2018.03.09 09:11

한복 집 앞에서
저희 동네엔 한복 가게가 있습니다. '가게'라고 하면 주인이 섭섭해 할 수도 있습니다. 진열장 횃대에, 철따라 내걸리는 한복 태깔이 여간 고급스럽지 않은 까닭입니다. 옷감의 질과 바느질 솜...
2018.03.05 06:43

동검도에서
저 말고는 아무도 없는 영화관에서, 혼자 앉아 있던 적이 있습니다. 월요일이었고, 열시쯤이었을 것입니다. 판소리 꿈나무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러 갔었지요. 신촌 어느 대학 캠퍼스 ...
2018.02.23 08:57

충주에서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버스를 타고 충주(忠州)에 왔습니다. 하나는 영어, 하나는 한자말인데 두 고유명사의 의미는 같습니다. ‘충(忠)’은 ‘중(中)’과 ‘심(心)’이 합쳐진 글자, 그러니...
2018.02.09 09:07

진천에서
작년 가을입니다. 광주(廣州) 곤지암 역을 지나는데, ‘신립(申砬)’장군 묘역 표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화살표를 따라 올라갔습니다. 산소로 오르는 저를 보고, 어떤 노인이 다가와 묻더군요. ...
2018.02.02 10:07

와운당 가는 길에
마음이 바뀌어서, 택시를 세웠습니다. 차창 밖 설경(雪景)이 저를 차에서 끌어내렸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늘엔 말간 낮달이 떴고, 보이는 곳마다 눈밭입니다. 걷고 싶어질 밖에요. 시간을 못...
2018.01.26 10:17

미끄럼틀 곁에서
저는 초등학교를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여행길이든, 출장길이든 학교표지판이 보이면 걸음을 멈춥니다. 남의 집 정원을 기웃거리듯이, 교문 안쪽을 들여다봅니다. 담장 너머로 목을 늘여 운...
2017.09.01 09:44 관련기사 4개 모두보기

지리산 둘레길에서
해도 뜨기 전에 숙소를 나섰지만, 길은 처음부터 꼬였습니다. 푯말을 잘못보고 산길을 헤맨 탓에 족히 두어 시간은 허비했습니다. 물론 급할 것 없는 산행이니, 시간 좀 까먹은 것이야 별일 아...
2017.08.30 15:24

헌책방 축제에서
이런 경험 있으실 것입니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막차 타고 집에 가는 길. 버스에 승객은 '딱 한 사람.' '내'가 그 한 사람일 때, '나'는 한없이 곤혹스러워집니다. 급기야, 소설을 쓰게 되지...
2017.08.18 09:08 관련기사 9개 모두보기

정림사지에서
부여에 왔습니다. 일 년에 두어 번은 내려옵니다. 볼 일이 있어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연고도, 딱히 반겨줄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고향처럼 자주 찾는 곳입니다. 정림사지(定林寺...
2017.08.1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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