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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떡잎 찾아 키운다…스타트업 발굴 나선 대기업

최종수정 2018.10.04 11:04 기사입력 2018.10.04 11:04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오른쪽 세번째)과 정찬수 ㈜GS 사장(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 'Grow With GS×KITA Startup Gathering(GWG×KITA)'에 참석해 반려동물 용품 개발 업체인 바램시스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요? 과거처럼 단순한 지분 투자가 아니라 이제는 될성부른 떡잎을 직접 찾아 키우고 활용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전략으로 추세가 바뀌었어요."

지난 2일 GS그룹과 한국무역협회가 처음으로 공동 개최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장에서 만난 한 대기업의 신사업 투자팀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_001|GS_$}그룹 5개 계열사와 스타트업, 벤처투자사, 액셀러레이터, 공공기관 등에서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현장에서 만난 한진현 무역협회 부회장은 "대기업의 자금과 창업가의 열정을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을 하기 위해 GS그룹에 공동 주최를 제안했다"면서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많이 하고 기술력을 사고 함께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꾸준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과의 상생 생태계 조성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사회적 과제라는 일념하에 추진 중이다. 허 회장뿐 아니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의 공통 관심사이기도 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직접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허철홍 GS칼텍스 상무는 "GS가 갖고 있는 자산은 많지만 아무래도 대기업이다 보니 신속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시장이 변하는 것에 대응하는 것은 스타트업이 훨씬 빠를 때가 있다"면서 스타트업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_001|삼성전자_$}는 사내벤처를 육성해 개별 법인으로 스핀오프(분사)하는 실리콘밸리 혁신 방식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_001|LG_$}그룹은 계열사별로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는 물론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사내벤처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_001|포스코_$}는 2011년부터 시행한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라는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163개 벤처기업에 111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투자자와 벤처기업을 연결해 83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대기업이 협업 대상으로 낙점한 스타트업을 보면 해당 기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엿볼 수도 있다. {$_001|두산인프라코어_$}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테닛에 올해 처음으로 투자를 했는데 이는 건설기계 첨단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시장은 풀이했다. {$_001|LG전자_$}는 올해 해외 로봇 개발 업체 중에서는 최초로 미국 스타트업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달러를, 사람의 감정을 인식해 그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하는 로봇의 핵심 기술 감성인식 분야 스타트업 아크릴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LG CNS는 '스타트업 몬스터' 행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loT), 에너지, 스마트팩토리 등 연관 사업에 대한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해 뽑힌 스타트업에는 인당 월 350만원 내외의 월급을 6개월 동안 주고 공간과 개발 환경 지원, 사업 구체화를 위한 전문가 연결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예상 외로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실리콘밸리 소재 유명 밴처캐피털인 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아자르(Azar), 배달의 민족, 토스, 비프로, 스푼 등 벤처 투자 성공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에서도 조 단위 유니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2006년 2000만달러의 작은 금액으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한 알토스벤처스는 12년 만인 올해 2억2800만달러로 집행 자금을 늘렸다.

전 세계에서 유망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가장 활발히 추진하는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그룹의 정현권 한국총괄 대표는 "알리바바는 전략적 시너지 위한 투자, 사람에 대한 투자, 철저한 검토와 협상을 하되 마케팅이나 사업 개발을 위한 투자, 인수 업체의 임직원에 대한 대책 없는 M&A, M&A 경매 참여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스타트업과 코웍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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