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웨이브

[혁신의 딜레마 ①-2]규제도 규제지만...中 부품없인 뜨지도 못한다

최종수정 2018.09.04 14:32 기사입력 2018.09.04 11:20
중국 자이로센서 핵심기술 점령..쓸수록 中 배만 불려
전문가 "군수분야·프레임·모터 등 특화된 기술로 대응해야"

DJI의 드론 '팬텀4 프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한국에 있는 드론 관련 업체 1200여곳의 연매출을 합쳐도 중국 주요 드론기업 한곳 매출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KOTRA 청두무역관이 최근 중국 내 드론 전문가에게 전해 들은 얘기는 매우 충격적이다. 우리 드론 산업의 경쟁력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이유에서다. 이 중국 전문가는 "중국 드론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반면 한국의 드론산업 개발은 최근 몇 년간 비교적 부진했다"면서 "특히 민용 드론분야는 생산업체 수가 적고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족하다"고 일침을 놨다.

혁신의 상징인 드론이 갖가지 규제로 발목이 잡히면서 그 불똥이 드론 부품 등 관련 산업으로 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규제를 우려해 시장 진출을 꺼리면서 주력 부품이나 완제품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4일 KOTRA에 따르면 항공촬영 분야에 쓰이는 드론의 경우 중국 기업 DJI에서 생산한 제품이 세계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방송촬영 전문가 김정민 씨는 "항공촬영에서는 드론의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는 '자이로센서' 기술이 핵심"이라며 "국내에서 사용되는 자이로센서는 거의 모두 중국산"이라고 말했다.

DJI는 올 들어 자국 농업기업 신젠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약을 맺고 농업용 드론, 인공지능(AI) 드론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혔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인 텐전테크놀로지는 향후 물류분야에서 드론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에 대비해 20t짜리 화물을 적재하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감지 해변 일대에서 열린 드론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 기관 합동 연습에서 드론이 해안절벽 일대를 돌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드론시장은 연 평균 40%가량 성장해 2020년이면 9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무원ㆍ공업정보화부 등에서는 '중국제조 2025'의 일환으로 민간 드론산업이 향후 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내 민간드론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독식현상이 뚜렷하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팔린 드론 3만5000대(1~8월 기준) 가운데 90% 이상이 중국 브랜드 제품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중국산 민용드론의 경우 개인 마니아층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을 통한 직구로 통관을 거치지 않는 탓에 공식적인 수출입 기록은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군수용 드론의 경우 세계 최고로 꼽히는 미국과 비교해 기술력이 85% 수준이지만 민수용 드론은 아직 개발단계로 평가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널리 쓰이기 시작한 소형분야가 65% 수준이다. 중국 제품과 비교하면 기술이나 성능은 비슷한 수준이나 가격경쟁력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항법ㆍ제어, 핵심센서 등 핵심부품과 관련해선 전문업체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제조사로 취미용 드론을 생산하는 아스트로X의 전부환 대표는 "정부 차원의 지원 속에 물량공세를 퍼붓는 중국에 맞서려면 군수분야나 프레임, 모터 등 특정 부품에서 특화된 기술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