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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弗 '작전세력'에 ICO 사기까지… 혼란한 코인시장

최종수정 2018.08.18 11:30 기사입력 2018.08.07 09:46
가격 펌핑 작전 세력…26차례 시세 조작해 2억2000만弗 챙겨
ICO 늘어나면서 시세조작도 기승…ICO 자체 사기도 ↑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가상통화(암호화폐) 시세를 조작하는 '작전세력'들이 지난 6개월 간 8억2500만달러 상당의 거래를 유도하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가상통화공개(ICO) '먹튀' 사고도 끊이지 않아 가상통화 시장에 대한 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1~7월 간의 거래 자료와 온라인 채팅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상통화 121종에 대해 총 175차례 가격 조작을 확인했다고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같은 '작전세력' 들은 헐값에 가상통화를 매수해 가격을 끌어올린 뒤 되파는 '펌프앤덤프(pump and dump)' 수법을 사용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허위 정보를 유통시키며 시세를 끌어올리는 금융시장의 오랜 사기 수법이 가상통화 시장에서도 횡행한 것이다.

주식 시장에서 이런 행위가 적발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재를 받지만, 가상통화 시장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세력들은 보안이 강화된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 텔레그램에 채팅방을 만들고 사기를 저질렀다. 가장 큰 세력인 '빅펌프 시그널'의 텔래그램 팔로워는 7만4000명에 이를 정도다. WSJ는 이들이 지난해 12월 채팅방을 개설한 후 26차례 걸쳐 시세를 조작하며 2억2200만달러를 챙겼다고 전했다. 작전세력들은 미리 거래소를 지정한 뒤 계획한 시점이 되면 시세를 조작할 가상통화를 공개하한다. 이를 '신호(signal)'라고 일컬는다. 신호를 받은 작전세력들은 가상통화를 사들였다 순식간에 되판다. 이 모든 과정은 몇 분 내로 이뤄진다.

빅펌프시그널은 실제로 지난 7월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클락코인'의 가격을 이런 식으로 조작했다. 7월1일 미국 동부시각 3시 정각 팔로워들에게 신호를 보냈고, 클락코인의 가격은 5.77달러로 50%가량 급등했다가 2분 만에 1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이 2분 간 무려 6700차례에 거쳐 170만달러의 거래가 이뤄졌다.

가상통화 분석업체 사이퍼트레이스의 데이브 제번반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식의 시세 조작은 도박과 같다"며 "일종의 가상통화 '치킨 게임'을 펼치며 위험성 짙은 단기 고수익을 노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작전세력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60여곳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블록체인업체들의 ICO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시세조작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8개월간 ICO를 통해 조달된 자금 규모는 20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ICO 자체에도 사기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가 앞서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ICO 1450건 중 271건을 사기이거나 사기성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조사대상 중 18.6%로, 거의 5건 중 1건은 사기인 셈이다.

사기로 분류된 ICO들은 조사 결과 회사의 경영진이나 위치를 속이는 것은 물론 심지어 투자 등의 재정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사업 계획과 가상통화의 기술과 향후 전망, 사업 계획 등이 담긴 백서를 표절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271건의 ICO 중 일부는 이미 중단됐으며, 투자자들은 이미 2억7300만달러(약 3000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브 제반스 CEO는 "가상통화 대상 해킹 공격과 가상통화를 활용한 자금 세탁 등 가상통화 시장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각국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이 공조하는 한편 범 세계적 가상통화 규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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