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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난치병 환자들, 블록체인으로 잇겠다"

최종수정 2018.09.07 15:41 기사입력 2018.09.07 11:42
[히든히어로즈(23)] 제원우 휴먼스케이프 CSO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처음에는 병원 경영 컨설팅회사의 대표였다. 10년간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책도 여러 권 쓸 정도였다. 이후에는 마이다스IT의 임원으로 '행복경영' 문화를 지휘했다. 대웅제약의 사외이사 시절엔 기업문화와 제품전략을 맡았다. 승승장구하던 시절을 뒤로하고 44살이던 지난해 여름 돌연 스타트업인 휴먼스케이프에 합류했다.

제원우 휴먼스케이프 최고전략총괄(CSO)은 "작은 기업부터 시작해 중견ㆍ대기업을 거쳐 자신의 사업을 펼치는 것이 내 또래의 일반적인 커리어인데 이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 셈"이라며 "일반 관리자로 가는 중년의 삶보다 젊은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일을 분야를 헤쳐나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원우 CSO가 합류한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기반의 환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그는 "난치 질환 환자들은 같은 질병을 겪는 이들이 어떤 증상을 겪는지, 어떤 치료법으로 어떤 효과를 봤는지 궁금해하지만 이를 개량한 데이터가 없어 단순히 눈 앞의 의사를 믿는 수 밖에 없었다"며 "여러 제약회사와 병원들 역시 신약과 치료법을 개발할 때 필요한 환자들의 건강 정보가 정리되지 않고 분산된 데다 지속적으로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휴먼스케이프가 택한 해법은 블록체인이다. 환자의 건강 정보를 블록체인 상에서 의료데이터로 가공하면 제약사, 병원, 연구기관들은 휴먼스케이프 플랫폼에서 환자들에게 직접 적절한 보상을 하고 이용하는 식이다. 제 CSO는 "위ㆍ변조가 힘들고 정보의 이동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점과 가상통화(토큰)을 통한 보상이라는 블록체인의 특징으로 이를 돌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의료 전문가들이 환자에 대한 정보를 병원에서만 수집했기 때문에 병원 밖에서 환자에게 일어나는 지속적인 상태 변화나 현상에 대한 정보(PGHD)는 연구하기 힘들었다. 휴먼스케이프 플랫폼은 환자가 직접 데이터를 제공하는 만큼 각종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PGHD까지 활용할 수 있다.

독특한 사업 모델에 대형 병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 서울아산병원 등과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은 상태다. 가상통화공개(ICO)도 목표금액을 일찌감치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제 CSO는 "아시아권 신약 개발 프로세스가 길어지는 이유는 임상 과정에서 데이터 확보가 힘들기 때문인데, 휴먼스케이프 플랫폼으로 이를 3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신약 개발 속도를 높여 난치병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는 한편 의료 정보의 소유권을 환자들에게 돌려주며 의료 생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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