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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셋집 계약금도 냈는데"…재건축 실거주 2년 규제 철회 후폭풍

최종수정 2021.07.18 09:26 기사입력 2021.07.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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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안 살아도 된다지만
입주 전제로 세입자 내보내 손해배상 걱정
세입자, 안나가도 된다지만
새 전셋집 계약금 이미 내
수천만원 매몰비용에 분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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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정부·여당이 추진하던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규제가 철회되면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투기 방지를 명목으로 현실성 없는 규제가 마구잡이식으로 제안됐다 무산되면서 시행을 감안해 미리 움직인 집주인과 세입자만 애꿎은 손실을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의무 실거주' 방침을 백지화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진통 끝에 의결했다. 재건축 조합원의 실거주 의무 부여 방안은 지난해 6·17 대책의 핵심 내용이었으나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 통과가 지연되다 결국 이날 법안에서 빠지게 됐다.

실거주 의무 방안은 시행된 적은 없으나 이에 앞서 미리 움직인 조합원과 세입자 등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를 보유중인 A씨는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의무’ 백지화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경기 부천에 거주 중인 A씨는 조합원 입주권 확보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세입자 B씨를 내보내고 낡은 목동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정책 철회로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세입자는 이미 다른 전셋집 계약까지 한 상태다. A씨는 "입주를 전제로 세입자를 내보내기로 했으니 다시 전세를 놓지도 못하게 됐다"며 "집도 좁은 데다 낡은 아파트라 주차장 등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A씨와 같이 실거주를 위해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절한 집주인은 새 임대차 계약 체결 시 물게 될 손해배상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고, 세입자를 내보내고 입주를 마친 집주인은 이미 지출된 리모델링·이사 비용에 분노하고 있다. 새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한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에게 받던 임대료 3개월 치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에게 받은 임대료와 기존 세입자에게 받던 임대료 차액의 2년 치 △기존 세입자가 입은 손해액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손해배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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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실거주 의무 탓에 살던 집에서 내쫓기다시피 한 세입자들은 황당한 처지가 됐다. 새 임대차보호법 이후 폭등한 전셋값을 마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기억이 떠올라서다.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전용면적)의 경우 전셋값이 해당 규제를 제안한 지난해 6·17 대책 직전 7억3000만원에서 현재 10억원까지 치솟았다.

새 임대차 계약과 실거주 의무 규제 철회 사이에 낀 세입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은마아파트에 사는 B씨의 경우 며칠 전 겨우 새 전셋집을 구했는데 집주인 C씨가 돌연 "더 살아도 된다"고 해 고민에 빠졌다. C씨는 "계약금 6000만원을 이미 입금한 상태"라면서 "누가 이 매몰비용을 보상해줄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치동의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다가 울며 겨자먹기로 나간 세입자가 꽤 된다"면서 "정책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실거주 규제가 없던 일이 되면서 며칠 새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의 오락가락 정책에 집주인과 세입자의 피해는 막심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규제 철회가 매물 가뭄에 시달리는 서울 전세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거주 의무 철회가 전셋값을 하락시키지는 못하겠으나 전세의 월세화,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 교란 요인이 줄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단 해당 규제 철회가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년을 실거주 하지 않아도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곳에선 전세 낀 갭투자가 늘어나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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