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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옛 보부상 넘던 십이령길 밝힌 은하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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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은하수 여정-불멍, 숲멍…별별멍 다 했지만 제일은 '별멍'이더라

여름철은 은하수를 보기 좋은 계절이다. 별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우리 은하의 밝은 중심이 은하수와 함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빛공해가 거의 없는 산이나 계곡에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탄성이 절로 날 정도로 별이 많다. 십이령로 계곡에서 바라본 은하수.

여름철은 은하수를 보기 좋은 계절이다. 별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우리 은하의 밝은 중심이 은하수와 함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빛공해가 거의 없는 산이나 계곡에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탄성이 절로 날 정도로 별이 많다. 십이령로 계곡에서 바라본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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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소나무 숲길 1구간에 즐비한 금강소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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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오픈하는 울진 죽변 해안스카이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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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과학관 해중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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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어린시절, 시골 할머니집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본적이 있습니다. 많은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초롱 초롱 빛을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그 한 쪽으로 오색별들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는 풍경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바로 은하수입니다. 별빛 사이로 흐르는 은하수가 어찌나 맑고 밝았던지요. 그날 밤 바라본 은하수에 대한 추억은 어린시절 특별한 기억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추억을 다시 끄집어낸 곳이 경북 울진의 오지마을입니다. 지난 주 '금강소나무 숲길'로 유명한 십이령로 한 계곡에서 은하수를 만났습니다. 옛 보부상이 넘던 십이령(十二嶺) 위로 길을 밝혀 주듯 은하수가 별다리를 놓았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장 온 하늘을 가득 뒤덮은 별과 은하수가 장관이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이날 본 별의 숫자는 평생 봐 온 별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을 듯 싶었습니다. 은하수는 별의 무리가 구름처럼 뭉쳐 성운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동화 '견우직녀'에서 서로 사랑하는 두 주인공을 갈라놓은 강으로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코흘리개때 평상에 누워 본 은하수와 울진 오지에서 본 은하수는 다르지 않겠지요.


여러분들은 밤하늘의 별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빛공해가 심한 도시에 산다면 아마 쉽지 않을 것입니다. 도심의 화려함은 별들을 삼켜버립니다. 빛이 강해 별의 반짝임을 드러낼 어둠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바쁘게 살다보면 하늘을 바라볼 여유도 없을것입니다. 게다가 종일 고개 숙여 휴대폰으로 뭔가를 하는 탓에 별볼일은 더더욱 없겠지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고 해도 별을 찾긴 쉽지 않습니다.

여름 밤하늘의 꽃 은하수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름철 은하수는 특별합니다. 별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우리 은하의 밝은 중심이 은하수와 함께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6월부터 8월까지 그믐에 빛 간섭이 없는 곳에서 가장 잘 보입니다. 봄과 가을엔 은하수가 지평선에 깔리고, 겨울엔 지구가 은하계의 외곽을 돌기 때문에 여름만 못합니다. 여름철 은하수는 동쪽에서 떠 남쪽으로 흐릅니다. 은하수를 좀더 맑게 보려면 빛공해가 없는 곳, 그러니까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가야 합니다. 요약하면 구름 없는 그믐날, 불빛이 드문 한적한 시골로 가야 가장 빛나는 은하수와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도시를 벗어나 즐기는 밤하늘의 은하수는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할까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내려다보면 휴전선 남쪽은 불야성입니다. 그 불빛들속에서 은하수가 보일 만큼 깜깜한 곳은 드물겠죠. 그래서 찾은 곳이 울진 십이령길이 있는 오지마을입니다.


울진 북면 두천리에서 봉화군으로 이어지는 고개가 십이령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중반까지 장돌뱅이들이 울진장에서 봉화 춘양장 등을 오가던 길입니다. 장돌뱅이들은 해발 912m의 진조산을 지나고, 울진과 봉화의 경계인 꼬치비재를 넘어 봉화 춘양까지 걸어갔습니다. 이들은 조선 전통의 보부상 조직이 와해한 일제강점기에 해산물을 지고 좁은 산길로 다녔습니다. 따라서 다리가 긴 지게는 발걸음에 걸리게 마련이어서 결국 다리를 자른 지게인 '바지게'를 메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지게꾼이라는 이름도 얻었습니다.

이처럼 과거 첩첩산중 열두 고개를 오가던 보부상들의 땀이 서린 고갯길이 최근 트레킹길로 인기입니다. 십이령 금강소나무 숲길입니다. 십이령길을 따라 조성된 금강소나무 숲길만 해도 거리가 총 79.4km입니다. 숲길은 1, 2구간으로 나뉩니다. 북면 두천1리에서 시작해 금강송면 소광2리~전곡리를 잇습니다. 1, 2구간을 축으로 삼아 다른 5개 구간 숲길이 위아래에 잎맥처럼 나 있습니다. 구간별로 짧게는 5.3㎞, 길게는 16.3㎞입니다.


금강소나무 숲길은 아무나 걸을 수 없습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라 1년 내내 일반인 입산을 통제합니다. 단, 가이드 동반 예약탐방제(보통 5~11월)로 운영하고 하루 걷는 인원도 제한합니다.


숲길을 예약했다면 하루 먼저 와서 밤에 마을을 찾아보길 권해봅니다. 북면에는 구수곡계곡, 덕구계곡 등 깊은 골들이 많습니다. 이들 계곡 위로 수 많은 별들이 빛나고 은하수도 뜹니다. 계곡 너럭바위에 누워 은하수를 보는 재미는 어느것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은하수는 눈이 어둠에 적응해야 잘 보입니다. 처음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은하수도 조금씩 선명해집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수많은 별 아래 있다보면 그 경이로움에 놀랄뿐입니다. 여름철 은하수는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잘 보입니다. 여름이라 해도 산이나 시골은 찬기온이 들기에 여분 옷도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코로나19로 유행하는 것들 중 멍때리는것이 있습니다. 숲길에서의 숲멍, 캠핑장의 불멍, 계곡의 물멍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합니다. 별을 바라보는 별멍입니다. 그럼 올 여름 별멍을 때리러 한 번 떠나 보는것은 어떠세요. 꼭 은하수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자연이 주는 감동을 맛 볼 수 있습니다. 먼길을 갈 수 없다면 만족스럽지 않지만 도시의 밤하늘이라도 한번 올려다보는것은 어떨까요.


울진=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영동고속도로 강릉분기점에서 삼척, 동해 방면 고속도로 진입, 근덕IC에서 울진방면으로 가다 덕구교차로에서 덕구온천, 하당리 방면으로 가면 두천리 십이령옛길이다. 트레킹은 방문 3일전 예약필수다.


△볼거리=죽변등대와 하트해변으로 유명한 죽변항에 해안스카이레일이 내달 2일 개장한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죽변항과 후정해수욕장을 잇는 왕복 4.8km의 바다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다. 이 레일은 최대 높이 11m에 4인용 전동차 60대, 승하차장 2곳(죽변ㆍ후정), 중간정차장 2곳(하트해변ㆍ봉수항)으로 구성됐다. 해상과 해안절벽을 동선으로 블루로드의 감성을 살린 체험코스로 조성됐다. 하트해변 중간정차장, 봉수항 중간정차장에서 내리면 바다 위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절경이 펼쳐진다. 자동운행이며 왕복 4인기준 4만원, 1-2인은 2만6000원이다. 인근에 우리나라 최초로 해양과학을 주제로 한 국립해양과학관이 있다. 가장 긴 393미터의 해상 보행교를 따라 바다로 나가면 수심 6미터의 해중 전망대가 나온다. 울진의 바닷속 생태계를 살아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있다. 이외에도 왕피천생태탐방로, 후포등기산공원,덕구온천, 백암온천, 불영사 등이 있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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