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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길 잃은 이재명표 성장·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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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길 잃은 이재명표 성장·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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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성장과통합'이 공식 출범한 지 열흘도 안 돼 와해 위기를 맞았다. 24일 성장과통합은 종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내부 인사들은 "조직을 해체한다" "근거 없는 얘기"라는 상반된 주장을 이어갔다. 성장과통합 내부의 한 분과위원장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이냐"면서 기자에게 거꾸로 묻기도 했다. 조직 내 핵심 간부조차 조직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성장과통합 분열의 배경에는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전 대표 주변의 '차기 권력' 주도권을 둘러싼 샅바싸움이 거론된다. 지난 16일 출범한 성장과통합은 각계 전문가 500여명이 모인 매머드급 외곽 단체다. 갈등의 불씨는 출범 직후부터 감지됐다. 이재명 경선 캠프와 조율되지 않은 정책 메시지가 외곽의 싱크탱크 쪽에서 나오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성장과통합이 주장한 국민 제2주소지제 도입과 '행복'에 방점을 찍은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캠프 주변 곳곳에서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지만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을 연구하는 조직은 유종일·허민 상임공동대표가 이끄는 성장과통합뿐 아니라 윤후덕 정책본부장을 필두로 한 이재명 경선캠프, 당 정책위원회(진성준 의장), 민주연구원(이한주 원장), 집권플랜본부(김민석 최고위원), 미래경제성장 전략위원회(이언주 최고위원), 국회 각 상임위원회 등이 있다. 이를 한데 묶어 정책을 통합하고 조율할 책임자도, 소통을 이끌어 나갈 리더십도 존재하지 않는다.


최종 후보 확정 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성장과통합 운영은 해당 조직 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경선 캠프 쪽에서는 성장과통합에서 조율되지 않은 정책 이슈가 공개되는 것과 관련해 여러 차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관계자는 "정책자문그룹이 마치 차기 핵심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성장과통합 내홍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성과가 나오면 계속 함께 일하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원칙적인 발언만 내놓았다. 성장과통합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각계 전문가가 모인 집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회복과 성장'에 힘을 실었다.

국민통합과 경제성장을 통해 최종적으로 행복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도·보수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이 전 대표의 행보가 이제 한발 내디뎠을 뿐인데 벌써 덜컹거린다. '잘사니즘'이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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